4월 취업자 86.5만명↑… 같은달 기준 22년 만에 최대폭절반은 60세이상 재정일자리… 30·40대 비중 5.5% 불과제조업 고용 호조… 오미크론 확산에 숙박·음식업 2.7만명↓7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 등 중단… 고용시장 충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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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수가 80만명을 넘으면서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만 늘어난 취업자 중 절반쯤은 60세 이상이었다. 30·40대 비중은 100명 중 5.5명에 불과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숙박·음식 등 대면 서비스업의 어려움은 지속됐다.일각에선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속 물가상승) 우려 속에 올 하반기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이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중단으로 고용 거품이 빠지면 고용 시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11일 통계청이 내놓은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이상 취업자는 2807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86만5000명(3.2%) 증가했다. 4월만 놓고 보면 2000년(104만9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취업자수는 지난해 3월 이후로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가폭은 1월 113만5000명(4.4%), 2월 103만7000명(3.9%), 3월 83만1000명(3.1%)으로 둔화하다 지난달 소폭 반등했다. 지난해 초 급감했던 취업자가 3, 4월 반등했던 만큼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산업별로 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재원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3만명), 공공행정과 국방·사회보장행정(9만1000명)을 비롯해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10만4000명)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우리산업의 중추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도 13만2000명 늘었다.추세적으로 감소해오던 농림·어업부문 취업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농림·어업 취업자는 154만5000명으로 1년전보다 6만8000명 늘었다. 제조업 증가폭 13만2000명보다는 적지만, 증가율을 보면 농림·어업이 4.6%로 3.0%인 제조업보다 높다. 전달과 비교해도 농림·어업 증가폭은 3월 3만5000명에서 4월 6만8000명으로 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제조업은 10만명에서 13만2000명으로 32% 증가했다.일각에선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구직자가 농림·어업으로 떠밀린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농림·어업 취업자는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이후 2016년까지 해마다 6만2000명씩 추세적으로 감소해오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기 직전인 2017년 5월 농림·어업 취업자 증감은 '영(0)'이었으나 6월부터 바로 증가로 돌아섰다"면서 "탈(脫)원전 수준을 넘어 탈제조업, 농업 국가로 가는 결과를 낳았다고 해석된다. 경제기반이 무너지는 나쁜 신호다"고 말했다.지난달 금융·보험업(-5만4000명), 숙박·음식점업(-2만7000명), 협회·단체, 수리·기타개인서비스업(-2만5000명) 등에선 취업자가 감소했다.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은 2만7000명 줄었다. 1월 12만8000명, 2월 5만5000명으로 증가세가 둔화하다 3월(-2만명) 감소로 돌아선 후 2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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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별로는 60세 이상(42만4000명)과 50대(20만8000명), 20대(19만1000명), 30대(3만3000명), 40대(1만5000명) 등 모든 나이대에서 늘었다. 지난 1월 2만2000명 증가하며 23개월 만에 감소세를 멈췄던 30대 일자리는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여전히 노인 일자리가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달 증가 폭의 49%를 60세 이상에서 차지했다. 취업자 중 60세 이상이 2명 중 1명꼴이라는 얘기다.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40대 비중은 5.5%에 그쳤다.정부는 30·40대 고용 회복이 더딘 것에 대해 '인구 감소'가 원인이라는 견해다.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수의 비중)을 함께 봐야 한다는 태도다. 하지만 인구가 1년 전보다 줄어든 20대(-11만5000명)와 30대(-13만2000명)·40대(-7만2000명)의 고용률 증가를 보면 20대 4.0%포인트(p), 30대 1.9%p, 40대 0.8%p로 30·40대 고용률 증가가 20대보다 더디다. 인구는 20대나 30대가 큰 차이 없이 줄었는데 고용률 증가는 20대가 30·40대를 크게 앞선다. 이는 30·40대가 주로 풀타임 일자리를 원하고, 앞선 문재인 정부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전산보조 등 단기 아르바이트성 공공일자리를 대거 공급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전보다 18만6000명(3.1%)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8.4%로 지난해보다 2.2%p 올랐다.임금근로자중 상용근로자는 92만9000명(6.3%), 임시근로자는 4만8000명(1.0%) 각각 늘었다. 반면 일용근로자는 11만7000명(-9.3%) 줄었다. 12개월째 감소했다. 감소폭은 전달(-17만2000명)보다 줄었다.골목상권 고용한파는 여전했다. 비임금근로자중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3만9000명 증가했지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2만명이나 늘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지난해 12월 3년여만에 반등한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2174만명으로 70만9000명(3.4%) 늘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88만2000명으로 10만2000명(2.8%) 증가했다. 주당 1~17시간 단시간 근로자는 221만7000명으로 8만3000명(3.9%) 늘었다.직장은 있지만 잠재적 실업자로 분류되는 '일시 휴직자'는 45만6000명으로 1년전보다 5만4000명(13.3%) 증가했다.경제활동인구는 2894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8만2000명(2.1%)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9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전과 비교해 37만6000명(-2.3%) 줄었다. 14개월째 감소했다.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은 221만9000명으로 15만2000명(-6.4%) 줄었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7만1000명)과 20대(-3만4000명), 50대(-2만8000명) 등 모든 나이대에서 감소했다.최근 1년이내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을 원하지만 노동시장의 사유로 일자리를 못구한 구직단념자는 43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0만5000명 감소했다.지난달 실업자수는 86만4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8만3000명(-24.7%) 줄었다. 실업률도 3.0%로 1.0%p 내렸다. 집계 기준을 변경한 1999년 6월 이후 4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19.9%를 보였다. 1년 전보다 5.2%p 하락했는데도 5명 중 1명꼴로 실업인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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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상으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완만한 경기 회복 흐름 등으로 고용시장에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하반기 각종 고용 관련 지원금이 중단돼 거품이 빠지면 고용 실적이 크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앞서 문재인 정부는 올해 일자리안정자금을 6월까지만 연장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지원 규모는 4286억원이다. 월평균보수 230만원 미만 근로자 1인당 월 3만원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줄었지만, 올 하반기에는 이마저도 없어질 예정이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할 경우 고용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용유지지원금도 중단되는 사태가 온다. 항공업계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던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추가 지원이 결정되지 않는한 오는 7월부터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정부도 국제선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변이 바이러스 출현이나 인플레이션 악화 등 변수에 따라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