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원 측 "투자금 회수 안 된 것은 미국서 '회계조작' 사건 터졌기 때문""피해자들 기망하려는 범의 없어…사기 아니다" 주장
  • ▲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 ⓒ뉴데일리 DB
    ▲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 ⓒ뉴데일리 DB
    디스커버리 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이를 판매해 2천500억원대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 측이 '자신도 미국 사기꾼에게 속은 피해자'라며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5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 대표와 디스커버리자산운용 관계자 2명,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법인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장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며 "장 대표는 사기꾼이 아니며 미국 사기꾼에게 속아 넘어간 바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 역시 미국 사기꾼에게 속은 피해자이며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들을 기망하려는 범의는 없었다는 취지다.

    장 대표 측은 "많은 피해자분들이 손해를 본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다"면서도 "투자금이 회수되지 못한 것은 미국 회사에서 회계조작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를 판매 할)당시에는 해당 회사의 진짜 모습을 몰랐다"며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매년 10% 이상의 수익이 나던 곳"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계조작에 대한 블룸버그 기사가 나간 이후 하나은행을 통해 '펀드 판매를 취소하겠다'고 얘기했으나 하나은행 측이 거절했다"고도 말했다. 장 대표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는 주장이다. 

    환매 중단 사태를 감지하고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자금흐름"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장 대표 측은 아울러 장 대표의 친형인 장하성 전 주중대사 연루 의혹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리지만 장 대표와 특수관에 있는 인물에 대한 얘기가 자꾸 나온다"면서 "장 대표가 (펀드를 판매하며)자신의 형이 청와대에 있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장 대표는 디스커버리 펀드가 부실 상태의 미국 대출채권에 투자한 사실을 숨기고 고수익 보장 상품이라며 투자자들을 속여 270여명에게 1천348억원 상당의 투자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장 대표는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미리 감지하고 2017년 8월쯤 조세 회피처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대출채권 5천500만 달러를 액면가에 매수하는 방법으로 환매 중단 위기를 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2018년 10월 대출채권을 실사한 결과 70%의 손실이 났다. 장 대표는 나머지 원금 상환도 이뤄지지 않아 4천200만 달러 가운데 4천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을 알면서도 펀드를 계속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그 당시부터 2019년 2월까지 1천215억원 상당의 펀드를 계속 판매했고 판매액 전부가 환매 중단됐다.

    2019년 3월에는 미국 자산운용사 대표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발당하는 등 투자금 회수의 어려움을 인지했음에도 132억원 상당의 펀드를 추가로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5월부터 이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지난 6월 수사 착수 1년여 만에 장 대표가 구속됐고 검찰은 지난달 장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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