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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적자' 위기 증폭…재정 -86.8兆·경상 -30.5억불

8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상품수지 두달 연속 적자 탓올 무역수지 적자 480억불·재정수지 적자 110.8조 예상추경호 "9월 경상흑자 전망"…킹달러·세계경기 둔화 '불안'

입력 2022-10-07 10:34 | 수정 2022-10-07 10:38

▲ 컨테이너들.ⓒ연합뉴스

우리 경제의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나란히 마이너스(-)를 보이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했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갈등 심화, 원화 약세 등 악재가 여전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5년만에 연간으로도 쌍둥이 적자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 달러(4조3036억원쯤)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4억4000만 달러 흑자)과 비교하면 104억9000만 달러나 쪼그라들었다. 지난 4월 적자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4월의 경우 연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배당으로 배당소득수지가 적자(-40억 달러)였던 게 주된 이유지만, 8월 적자는 배당소득수지가 흑자(13억9000만 달러)인 상태에서 상품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냈다는 게 차이점이다.

8월 상품수지는 44억5000만 달러 적자다. 1년 전보다 104억8000만 달러나 줄었다. 2개월째 감소했다. 적자폭은 7월(-14억3000만 달러)보다 대폭 커졌다. 수출은 22개월째 증가세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둔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 등으로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한 데다 국제 원자잿값 고공행진에 '킹달러'(달러 초강세)마저 겹쳐 수입물가가 치솟은 게 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앞선 2일 내놓은 '2022년 무역수지 전망 및 시사점'에서 올해 무역적자가 480억 달러로, 무역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4년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2000만 달러의 2.3배에 달한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 등 앞으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6일(현지시각)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세계 경제 전망과 관련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3.2%)는 유지하겠지만, 내년 예측치는 기존 2.9%에서 더 내려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재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기후 재앙 등을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이전 트럼프 행정부부터 이어진 미·중 갈등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로이터통신은 미 상무부가 이르면 7일(현지시각) 중국 반도체기업에 미국의 반도체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새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할 거라고 6일 보도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어놓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을 겨냥한 이 조처로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에 불똥이 튈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 재정적자.ⓒ연합뉴스

무역 여건과 실적 악화에 올해 재정수지마저 두 자릿수 적자가 기정사실로 돼 있어 재정·경상수지가 동반 적자를 보이는 쌍둥이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쌍둥이 적자를 보인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가 마지막이다.

재정수지는 지난 2019년 이후 4년 연속 적자가 기정사실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10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재부의 '재정동향 9월호'를 보면 지난 7월 말 현재 관리재정수지는 86조8000억원 적자다. 통합·관리재정수지 동반 적자가 4년째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경제 위기설마저 언급된다. 이에 대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6일 기자들과 만나 "9월 지표는 상대적으로 무역수지 적자폭이 많이 줄어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서지 않았을까 전망한다"면서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하면서 위기의 단초가 되는 게 아닌지 많이들 걱정하시는데 아직 한은과 국제기구는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가 연간 3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경상수지 악화는 달러벌이에 악재여서 원화 약세를 부채질할 수 있다. 일각에선 연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최근 추가 감산을 결정한 가운데 수입물가 부담은 국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소비가 줄면 경기 회복이 둔화하면서 경기침체에 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원금 상환과 이자 부담이 커지면 국가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의 안정적 흑자 구조를 구축해나간다는 태도다. 추 부총리는 "경상수지 흑자 구조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 상품·서비스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착수했다"며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인 에너지부문도 구조적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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