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CMA 금리 3% 넘어도 5% 대 발행어음에 몰려CMA 전체 잔고 60조원 미만…올해 초 대비 13.8% 감소11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 예고…발행어음엔 자금 몰려
  • ▲ ⓒ강민석 기자
    ▲ ⓒ강민석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일제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이자 인상에 나서지만 오히려 계좌에서는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가 5%대까지 오르면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4일 RP형 CMA 계좌의 금리를 기존 2.10%에서 2.6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1000만원 이하 기준 CMA RP 네이버 통장의 경우 2.55%에서 3.05%로 오르면서 3%대를 넘어섰다. 

    이에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MMW형 CMA(개인)의 금리를 기존 2.54%(보수차감 후)에서 3.04%로 0.5%포인트 인상했다. KB증권도 같은 날 CMA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 발행어음형(개인)의 경우 3.05%, RP형은 2.60%가 됐다. 

    이밖에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도 CMA 금리를 각각 0.4~0.5%포인트 인상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단기성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고객에게 지급하는 계좌다. 은행의 입출금 통장과 유사하지만, 더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갖췄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CMA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앞서 올해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이후 이달 또다시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CMA 이자율은 3%를 상회할 만큼 높아졌지만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세는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CMA 잔액은 59조6694억원으로 한 달 전(65조2663억원)보다 8.6% 감소했다. 올해 초(69조1867억원)와 비교했을 때는 13.8% 줄어든 수준이다. 

    환매조건부채권(RP), 단기금융펀드(MMF), 발행어음 등 운용 대상별로 보면 올해 들어 19일까지 RP형과 MMF형 CMA 잔고는 각각 19.8%(19.8%), 14.9%(4729억원) 감소했다. 

    증권사 CMA가 매력을 잃는 이유는 주식시장 부진과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 예금 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증권사 자금이 이탈, 은행으로 회귀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발행어음형 CMA 잔고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발행어음형 CMA 잔고는 43.1%(3조2492억원) 늘었다. 증권사 발행어음 상품들의 이자율이 연 5%를 웃돌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연 5%가 넘는 금리의 발행어음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 발행어음 금리를 1% 가까이 올렸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연 1년 만기 약정식 발행어음 또한 각각 4.75%, 4.5%로 높은 편이다. 

    글로벌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발행어음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열리는 한은이 금통위에서도 빅스텝이 이뤄진다면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는 6%대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CMA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주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며 “앞으로 금리 인상에 맞춰 계속 이자율은 오르게 될 것이고, 특히 발행어음에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