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당기순이익 74억원…전년 대비 33.9% 하락수수료 수입·AUM 대폭 감소…동종 업계 내 역주행ETF 시장 점유율 감소세 지속…마케팅 효과 사활
  •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투운용)이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이 지속 감소 중인 상황에서 주 수입원인 수수료 수익이 대폭 감소한 영향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74억원으로 전년(112억원) 대비 33.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1억원)보다 37.9% 줄어들었다. 

    특히 수수료 수익은 올 3분기 기준 289억원으로 전년(361억원) 대비 20% 가까이 감소,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이 가운데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가 263억원에서 219억원으로 16.7% 줄어들면서 수수료 수익 감소분의 다수를 차지했다. 투자일임과 투자자문 비즈니스로 벌어들이는 자산관리 수수료도 98억원에서 70억원으로 29%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타 운용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수료 수익은 2157억원으로 전년보다 10.4% 늘었다. 삼성자산운용도 전년 대비 5.3% 증가한 639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이밖에 KB자산운용의 수수료 수익은 전년보다 17.0% 오른 54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 또한 전년보다 각각 17.1%, 14.9% 증가한 367억원, 289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주 수익원인 운용보수, 즉 수수료 수익은 회사의 실적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중요 요소"라며 "자산운용사의 시장 입지를 보여주는 운용자산과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점이 이번 3분기 실적의 핵심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올해 7월 물적분할을 통해 대체자산 전문 운용사인 한투리얼에셋운용을 한투운용으로부터 분사시킨 점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한투리얼에셋운용 분사로 인해 운용자산(AUM)이 감소함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줄고, 순이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는 올 3분기 분사를 단행함에 따라 총 AUM이 크게 감소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회사의 AUM은 4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조6000억원가량 줄었다. 이 가운데 한투리얼에셋운용 물적분할로 인한 감소분은 7조2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운용업계 관계자는 "한투운용의 경우 한국금융지주에서 부동산 실물 투자 및 대체자산을 전문으로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분사시키는 전략을 펼친 만큼, 한투운용과 한투리얼에셋운용 양사가 각자의 자리에서 실적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투운용이 1년 넘게 공을 들이고 있는 ETF 부문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국내 상장 ETF 전체 순자산가치총액 중 한투운용 ETF의 시장점유율은 4.0%를 기록,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은 3조4060억원에서 3조895억원으로 3165억원이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줄었다. 전체 ETF 시장 내 한투운용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1% 줄었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0.8%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배재규 대표가 올해 한투운용의 수장 자리에 오른 이후 운용사의 주요 먹거리로 떠오른 ETF 부문에 대한 확장을 공언했으나,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배 대표가 취임한 지난 2월과 비교했을 때도 10월 말 기준 한투운용의 ETF 시장 내 점유율은 0.9%포인트 하락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투운용이 ETF 브랜드를 교체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라며 "그만큼 ETF 부문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