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보다 안정 택한 한화 금융사…계열사 시너지 강화증권·운용 모두 적자탈출 고심…안정적 성장 기반 구축 사활
  • ▲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 내정자(왼쪽),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 내정자(오른쪽) ⓒ한화그룹
    ▲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 내정자(왼쪽),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 내정자(오른쪽) ⓒ한화그룹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의 대표이사가 맞교체된다. 내부 인사의 재배치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부에서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두 회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인사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31일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등 4개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내정 인사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은 대표이사 맞교체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한화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이동한다.

    한화그룹 측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상황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전략 방향을 견인할 적임자를 배치하기 위해 단행했다"라며 "향후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에 이름을 올린 한두희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2015년 한화그룹에 합류한 뒤 한화투자증권, 한화생명, 한화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한화자산운용 신임 대표에 내정된 권희백 대표는 한화투자증권 최초의 공채 사원 출신 대표다. 한화투자증권 전신인 한화증권에 입사해 트레이딩사업부장, 기획관리본부장, 한화생명 투자부문장을 거쳐 한화투자증권으로 돌아와 2017년 대표이사에 오른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배구조상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의 모회사지만, 규모로 봤을 땐 증권이 운용보다 크고 직원 수도 많다"라며 "결론적으로 수평적인 평행이동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평가는 차이가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장단 맞교환을 통해 변화를 모색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 사업 부문의 수익이 급감해 영업이익이 80% 가까이 급감했다. 매출은 2조11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33% 하락해 47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인상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특히 당기순손실에 대해선 올해 1월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관련 민사 항소심에서 일부 패소해 원고에게 배상액을 선지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 또한 상황이 좋지 않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으나, 작년 3분기의 경우 누적 순이익 기준 84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3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 감소했다. 고유자산 투자손실로 인한 실적 부진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두희 대표의 경우 과거 한화증권 트레이딩본부장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어 증권 부문 일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라며 "권희백·한두희 대표 모두 투자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높은 이해도를 보유한 만큼 두 대표의 주특기를 살린 인사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내정된 대표이사들은 각 사 일정에 따라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