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에 상품수지 -74.6억불, 4개월째 적자… 반도체 부진 커해운업 피크아웃에 서비스수지도 -32.7억불… 경상적자 '사상 최대'국세도 '펑크'… 1월 세수진도율 10.7%, 최근5년 평균보다 1.8%P 낮아추 부총리 "올 세수, 특히 1분기 매우 '타이트'… 경기상황과 관련"
  • 수출.ⓒ연합뉴스
    ▲ 수출.ⓒ연합뉴스
    경기 둔화 경고 속에 올 1월부터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했다. 올해 수출 부진에 상품수지 적자 행진이 예상되는 데다 세수도 빡빡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 달러(5조9664억원쯤)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0년 1월 이후 최대 규모 적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1월 2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12월 배당소득 수지 증가에 힘입어 26억8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지만, 흑자 흐름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반도체 부진으로 말미암아 수출에 먹구름이 끼면서 상품수지가 악화한 게 컸다. 1월 상품수지는 74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4개월 연속 적자다. 1년 전 15억4000만 달러 흑자였던 만큼 감소 폭은 90억 달러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 감소다.

    수출이 48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3억8000만 달러(14.9%) 줄어든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43.4%(통관기준)나 급감했다. 철강(-24.0%), 화학공업 제품(-18.6%)도 부진했다. 수출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반면 수입은 554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억2000만 달러(1.1%) 늘었다.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렸던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액은 각각 11.0%와 12.4% 감소한 반면 승용차(65.9%)와 곡물(6.1%) 등 소비재 수입이 3.9%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호황기를 누렸던 해운업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후 하락)이 가속하면서 서비스수지도 32억7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운송서비스의 경우 15개 컨테이너 운송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년 전과 비교해 79.5%나 급감했다.
  • 적자.ⓒ연합뉴스
    ▲ 적자.ⓒ연합뉴스
    세수 상황도 녹록잖다. 재정 당국이 관리하는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올 1월 국세수입은 42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6조8000억 원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코로나19 세정지원으로 세금 납부 기한을 늦춰주면서 지난해 1월 법인세가 1조2000억 원 늘어나는 등 기저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저효과에 따른 세수 증가분(5조3000억 원)을 고려해도 올해 1월 국세는 1조5000억 원 감소했다.

    정부가 한해 걷기로 한 세금 중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을 봐도 세수 감소가 두드러진다. 1월 세수진도율은 10.7%로, 최근 5년간 평균 진도율(12.5%)보다 1.8%포인트(p) 낮다. 경기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세수 펑크' 우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올해는 전반적으로 세수 상황이 상당히 타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1월 세수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올 상반기, 그중에서도 1분기 상황이 좋지 않을 거다. 전반적인 경기 상황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