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올해 한국 1.1% 성장"… 반도체 부진 14개월째 무역적자美연준 기준금리 0.25%p↑… 한·미 금리差 1.75%p 역대 최대외국자본 유출·원화 하락 우려… 추경호 "필요시 시장안정조치"
  • ▲ 수출.ⓒ연합뉴스
    ▲ 수출.ⓒ연합뉴스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더해 14개월째 지속하는 무역수지 적자와 1%대 초반까지 내려앉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까지 올해 우리 경제에 악재가 쌓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정책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4.75~5.00%에서 5.00~5.25%로 올랐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지금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올리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상단 기준으로 5.25%까지 치솟으면서 우리나라와의 금리 격차도 역대 최대인 1.75%p로 벌어졌다. 그동안 한·미 기준금리 역전 최대 폭은 1.50%p였다.

    역대 최대의 금리 격차로 우리나라 경제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먼저 유례 없는 금리 격차에 외국자본의 국외 유출이 우려된다. 투자자본은 대개 금리가 높은 안정적인 수익처를 쫓아가기 마련인데, 외국자본의 경우 국내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해 수익이 높은 미국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원화 가치도 떨어지면서 가뜩이나 안 좋은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잖다. 과거에는 고환율 상황이 원화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만들어주면서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원화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없다는 것이 경제계의 중론이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불거진 상황에서 원화 하락으로 인해 수입 부담이 커지면 전체 무역수지가 악화할 공산이 커진다. 늘어난 수입액을 수출이 든든하게 받쳐준다면 고환율 상황에서도 방어가 가능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 부진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컨퍼런스 콜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컨퍼런스 콜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는 26억2000만 달러로 올해 4월까지 누적된 무역적자 규모는 252억 달러다.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447억9000만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무역적자 폭이 커진 이유는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반도체의 4월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41%나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내려잡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까지 낮춰잡은 상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 금리 인상과 관련해 "내외 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과 함께 시장 교란 행위 및 쏠림현상 등에 대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한다"며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현 상황을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부문을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 시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