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8조원 넘게 감소불건전 영업행위 의혹에 위축…자금 대거 이탈금감원, 증권사 집중 검사·개선 추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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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의 채권형 특정금전신탁 규모가 약 4년 만에 50조원대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금전신탁 수탁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일부 증권사에서 해당 상품에 대한 불건전 영업행위 의혹이 나오며 냉각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 수탁 총액은 213조5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65조6288억원대비 20%(52조1188억원) 감소했다. 

    이 가운데 채권형 신탁은 같은 기간 78조3464억원에서 59조7921억원으로 24%(18조5543억원) 급감했다. 채권형 신탁 규모가 50조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20년 3월(58조8825억원)이후 처음이다. 

    특정금전신탁은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고객들로부터 돈을 예탁 받아 대출이나 채권 등에 적절히 투자한 뒤, 원금과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채권형 신탁 상품은 주로 법인 고객이 단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싶을 때 증권사에 맡긴다.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규모는 지난 2019년 200조원대를 돌파한 후 들쭉날쭉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초 300조원대를 목전에 둔 29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신탁업력 감소 등의 이유로 전통적인 강자 은행에 밀리며 다시 뒷걸음질했다. 

    채권형 신탁 규모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4년 3월 이후 5~70조원 사이를 오가다 지난해 5월 83조3200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시장 경색이 본격화되자 기업 고객들이 대규모 환매에 나서는 등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올 들어선 이와 관련해 증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 의혹까지 나오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다.  

    지난 5월 일부 증권사는 채권형 신탁·랩어카운트 등으로 들어온 자금을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만기 불일치 운용을 하다 손실이 나자, 이를 덮기 위해 타사와 불법 자전거래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런 방식으로 고객의 투자 손실을 보전해 주는 것이 하나의 관행처럼 번져 있다는 의혹도 나오며 신뢰성에도 타격을 입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 업무 실태에 대한 집중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은 타 증권사들을 추가 선정해 점검 중이다. 고객자산 운용 관련 리스크 관리 및 준법감시 체계가 미흡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내부통제 기능을 제고할 계획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자금경색 이후 채권형 신탁, 랩 시장이 침체됐고 올해도 수탁고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업계 전반적으로도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당분간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