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9곳 자본 규모 69% 차지, 중소형사 19곳은 24%중소형사 사업 포트폴리오, 대형사 대비 쏠림 현상 커주로 IB 부문 의존도 높아…"실적 감소 폭 차이 클 것"
  • 국내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자본‧실적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 하반기 영업실적 전망이 다소 부정적인 가운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춘 대형사 대비 기업금융(IB) 부문의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의 경우 이익창출력 저하 폭이 대형사보다 클 것으로 경고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국내 27개 증권사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 9곳(미래‧한투‧NH‧삼성‧KB‧메리츠‧하나‧신한‧키움)은 대형사로 분류된다. 이외 9곳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중형사, 나머지 9곳은 1조원 미만의 소형사로 분류된다.

    한신평은 대형 증권사의 대형화와 시장 과점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리테일 고객기반이 두텁고 자본력이 우수한 대형사의 시장 지배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대형 증권사 9곳은 전체 증권업계 영업순수익의 66%를 차지했다. 반면 나머지 19개 중소형사가 차지하는 영업순수익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자본 규모로 따졌을 때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형사는 전체 69%를 차지했다. 반면 이외 19개 중소형사는 24%를 차지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외형 격차가 큰 것은 물론, 자본 규모 등의 차이가 사업 성과의 차이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한신평은 지속적인 이익 누적에 따른 자본 규모 증가와 더불어 대형사 중심의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이 이뤄지면서 자본 격차가 과거 대비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비우호적인 사업환경 속 포트폴리오 다각화, 사업 경쟁력 등에서 우위에 있는 대형사 위주의 시장 과점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소형사는 경쟁 심화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한편, 인적‧물적 자원의 차이로 새로운 사업 기회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탄력적 인력 활용 등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대한 대응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판단했다.

    실제 국내 다수 증권사는 투자중개, IB, 운용(자기매매 포함) 업무 등 제반 영업을 모두 수행하는 이른바 '종합증권사'를 표방하고 있다.

    다수가 유사한 사업구조를 갖춘 준완전경쟁의 형태를 띠고 있는 만큼, 경쟁의 강도가 높고 인력의 이동이 활발하다는 분석이다.
  • ▲ ⓒ한국신용평가
    ▲ ⓒ한국신용평가
    한신평은 대형 증권사 평균과 중소형 증권사 평균 간의 유의미한 영업 부문별 비중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IB‧운용‧투자중개 부문이 각각 약 30%~4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 비중은 약 6%로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개별 증권사별로는 영업 부문별 비중 차이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대형사는 투자중개와 자산관리 등 리테일 영업 부문과 IB 부문, 운용 부문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분산이 잘 이뤄진 반면, 일부 중소형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쏠림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예일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중소형사 중 투자중개 부문의 비중은 대신증권과 유안타증권이 높은 편"이라며 "IBK, 하이, 다올, 케이프, 한양 등은 IB 의존도가 높고, 신영은 운용 수익의존도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대형사는 투자중개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라며 "넓은 영업망, 높은 브랜드 인지도, 뛰어난 트레이딩 시스템 인프라 등 강점에 더불어, 수수료 인하 경쟁을 감내할 수 있는 자본 및 이익 창출 능력을 갖추고 있어 시장점유율 방어에 유리하다"라고 평가했다.

    지난해부터 수익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IB 부문 또한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실적 감소 폭 차이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IB 부문 중 수익 대부분이 부동산 PF 관련 딜로부터 창출된 영향에 수익 감소 폭이 비교적 클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동산 PF 외에도 ECM과 DCM 시장 진출 및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나, 인력 및 영업 경쟁력 차이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면 대형사는 IB 사업 기반이 부동산금융 외 ECM, DCM, 인수금융 등으로 다양해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한 "중소형사는 부동산 관련 우발부채, 대출채권 인수 등 위험인수가 확대된 가운데, 본 PF 미전환 시 위험도가 높은 사업 초기대출, 브릿지론 등의 취급 비중이 높아 자산건전성 저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