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IB 호실적 VS 대규모 충당금 부담주가에도 반영…NH·키움·삼성證 오르고 미래 약세해외부동산 리스크·브로커리지 실적 주가 반영 예상
  • 올 상반기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예상 밖 선전을 거둔 가운데 주가는 차별화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여전한 만큼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지난 14일 기준 최근 한 달간 0.5% 감소했다.

    반면 개별 종목으로는 차별화 양상이 눈에 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9.6%, 키움증권 8.0%, 삼성증권 2.0% 오른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3.7% 감소했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브로커리지와 기업금융(IB) 수익이 좋았다.

    삼성증권은 리테일 실적에 힘입어 전년 대비 11% 늘어난 1515억원의 당기순익을, 브로커리지 강자인 키움증권은 전년 대비 22.76% 증가한 1334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IB 분야에서 선전한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18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전년 대비 47% 줄어든 140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는데, 해외 부동산을 비롯한 투자 자산 투자 손실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증시 환경 악화로 우려됐던 올해 증권사들의 성적표는 전반적으로 선방했다. 증시 환경 개선으로 예상치 못한 1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2분기 역시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

    대규모 충당금 반영에도 2차전지 열풍이 호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2분기 증시 거래대금은 1290조5680억원으로 전분기(1092조6028억원) 대비 18%, 전년 동기(1068조3867억원) 대비 21% 늘었다. 

    채권시장도 안정화로 기업의 발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IB 부문 수수료도 실적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은 총 60조6864억원으로 전년 동기(49조7393억원) 대비 22%, 전기(27조99억원) 대비 125% 늘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각사별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PF 우려가 여전한 만큼 해외 대체투자 관련,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가 높은 증권사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체투자가 선진국 상업용 부동산이 많다보니 국내에서와 달리 주로 중순위 이하를 받치는 경우가 많아 대형 증권사는 해외 대체투자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며 "향후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장기간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리테일 비중이 크고,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적은 증권사의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CFD 충당금을 일시 반영하며 단기적 부담이 해소돼 하반기에도 개인투자자의 활발한 주식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3분기에 관련 수익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 브로커리지 실적 둔화 가능성 측면에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애초에 크지 않고 부동산 PF 건전성도 당분간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실적 측면의 안전성은 하반기에도 돋보일 것"이라면서도 "올해 하반기에는 브로커리지 지표의 추가 개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과 주가연계증권(ELS) 수요도 둔화될 여지가 있어 업종 내 주가 초과 상승 폭은 다소 축소된다고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