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후 순이익 급감…김원규 대표 선임 이전 수준 회귀수익성‧자본 정체…"자기자본 1조·업계 10위권 수익" 목표 무색부동산 PF 관련 건전성 저하 뚜렷…금감원 수시검사 인력 파견
  • ▲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이베스트투자증권
    ▲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이베스트투자증권
    김원규 대표가 이끄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수익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 대표가 그간 목표로 내걸었던 '자기자본 1조원 및 업계 10위권 수익력' 달성이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특히 최근 LS네트웍스의 인수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건전성 저하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년째 성장 부침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김원규 대표가 새 대표이사에 오른 후 2021년까지는 실적 개선세를 이뤘지만, 지난해부턴 급격한 수익 침체를 겪고 있다.

    실제 회사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반등에 힘입어 연결기준 16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엔 증시 침체와 시장 부진에 따른 투자 손실, 리테일 고객 유출 탓에 전년 대비 81.5% 급락한 297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순이익 규모가 쪼그라들면서 연간 순이익 규모 순위도 업계 25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김 대표가 매년 신년사를 통해 내건 '업계 10위권 수익력을 갖춘 증권사'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회사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50억원, 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상반기 총 200억원의 순익을 기록, 업계 20위권에 머물렀다.

    문제는 순익 규모와 더불어 회사의 사업 규모와 시장 지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자기자본도 정체됐다는 점이다. 통상 증권사는 자기자본 증가를 통해 투자 여력을 확대하고 수익 기반을 넓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특히 최근 기업금융(IB) 부문 수익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자본 경쟁력 강화는 증권사들의 필수 요소다. 김원규 대표 또한 지난 2019년 취임 당시부터 매년 신년사를 통해 자기자본 1조원 목표를 공언한 바 있다.

    실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18년 자기자본이 4042억원에 불과했지만, 유상증자 효과와 코로나19 시기 증시 활황으로 2019년 5150억원, 2020년 7410억원, 2021년 9286억원 등 몸집을 꾸준히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말 9196억원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9268억원을 기록, 반등 폭이 미미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최근 회사의 수익 및 자기자본 성장이 정체된 것은 그간 대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부동산 PF 부문의 어려움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엔 부동산 경기 호조로 PF를 잘 키워 자기자본 규모를 늘렸지만, 최근엔 부동산 시장 침체로 관련 부문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쉽게 유상증자 등 자기자본 확충을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회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은 3567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말(2689억원)보다 무려 32.7% 늘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가격의 하향 조정에 따른 회사의 IB 부문 수익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금융 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금융 자문 관련 수익 규모가 감소했다"라며 "일부 부동산금융 관련 사모사채에서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부동산 경기 영향 등으로 인한 IB 부문 영업 위축 지속, 부동산금융 건전성 저하에 따른 손실 확대 가능성은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 또한 "회사는 부동산 PF 관련 자산건전성 저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부동산 PF 관련 자산건전성 저하로 인해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중이 크게 증가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우발부채 및 직접대출(사모사채 등) 규모가 과거 대비 증가한 가운데 브릿지론 등 사업 초기 및 중‧후순위 등 고위험 사업장 비중이 높아 부동산 경기변동에 따른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부터 이베스트투자증권 부동산 PF에 대한 수시검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금감원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 증가율 상승 배경 등 업무 전반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