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가 3.3%↑… 상승세 넉달 만에 꺾였지만, 농산물값 '불안'(종합)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보다 3.3% 오르는 등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다만 상승률은 11월을 기점으로 하락 전환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2.7%에서 7월 2.3% 등 2%대로 주저 앉았다가 8월부터 3%대로 반등했다. 9월 3.7%, 10월 3.8%에 이어 4개월 연속 3%대에 머물렀다.

11월 물가가 하락으로 전환한 것은 석유류 물가가 하락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석유류가 1년 전보다 5.1%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p) 끌어내렸다.

경유는 13.1%, 등유는 10.4% 각각 하락했으며 휘발유는 2.4% 상승했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6.6% 상승했다. 이 중에서도 농산물은 13.6% 오르는 등 지난 2021년 5월 14.9% 상승한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사과로 1년 전보다 55.5% 상승했다. 쌀은 10.6% 올랐다. 국산쇠고기(-3.6%)와 돼지고기(-2.4%)는 도축마리 수가 증가하고 정부의 공급확대로 하락했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요금 인상으로 1년 전보다 9.6% 상승했다. 이 중에서도 전기요금이 14%로 상승 폭이 높았다. 다만 지난 8월 21.1%, 9월 19.1%로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둔화한 편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근원물가의 경우 6월 4.1%, 7월 3.9%, 8월 3.9%, 9월 3.8%, 10월 3.6%, 11월 3.3% 등 하락세를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0%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 올랐다.

신선 어개(생선·해산물)와 채소, 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2.7% 상승했다. 이 중에서도 신선과실지수는 24.6% 급등해 전달에 이어 20%대를 기록했다.

통계청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과실은 단기간에 하락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과실이 전달보다는 9.1% 큰 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1년 전보다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OECD 기준 근원물가가 전달보다 0.2%p 하락하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근원물가 안정세, 최근 국제유가 흐름 등을 고려하면 12월에도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겨울철 기상여건, 유가 변동성 등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