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배럴당 85.13달러 … 약 4개월만 최대치유류세 인하 연장 가능성↑… '상시화' 지적도"총선 직후 유류세 정상화 시점" 일각서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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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과 중동지역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장기화로 연일 치솟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8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WTI는 3월 14일(현지 시간) 81.26달러로 마감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80달러선이 4개월 만에 깨졌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5.1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7일(85.15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유가가 치솟은 주요 원인으로는 러시아 정유시설 세 곳의 가동 중단이 지목됐다. 앞서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가 러시아 정유 시설을 공격하면서 해당 시설이 멈췄고,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발표한 원유 재고량이 시장의 예측보다 부족했던 점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 인상이 국내 주유소에 반영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2주 정도로 예측된다. 4월 중순 정부가 다시 유류세 인하 연장 카드를 꺼내 들지 이목이 끌리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이후 29개월 동안 8차례에 걸쳐 유류세 인하를 지속 연장해 왔다. 지난달에는 휘발유에 25%, 경유에 37%씩 적용되는 인하 조치를 오는 4월 말까지 적용한 바 있다.
가뜩이나 소비자물가지수가 3%대로 높게 유지되는 흐름 속에서 유류세 인하 연장 가능성은 현실화할 것으로 점쳐진다.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 말 유가가 더 낮은 시기에도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감행했다"며 "유가가 상당히 오른 현시점에서 인하 조치를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거듭된 유류세 인하 연장에 해당 조치가 사실상 '상시화'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됐을 때 유류세 인하 종료했어야 했다"면서 "인하 조치를 그만두고 싶어도 때를 놓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중교통을 비롯한 공공요금은 올라가는데 자가용 등에 들어가는 유류세는 인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대중교통 탑승을 권유하는 정책에 역진적일 뿐 아니라 경제 원리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만약 유류세 인하가 오는 4월 말 종료되면 현재 리터당 1638.37원인 주유소 휘발유값(전국 평균)은 1800원대로 올라갈 수 있다. 심지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 국내 휘발유값도 20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6월 두바이유가 117.50달러로 급등했을 때, 국내 주유소 휘발유값은 리터당 2084원까지 머무른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류 가격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작년 9월처럼 배럴당 100달러 가까이 가면 지원해 주는 게 맞다"면서도 "현재는 가격이 충분히 안정적인 상황이라 인하 조치는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여부가 결정되는 4월 중순이 총선 이후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치적 편익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시기인 만큼 그동안 억눌렀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멈출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총선이 끝난 4월 이후라면 현행 제도를 멈출 수 있는 적절한 시기가 아닐지 생각한다"며 "실제로 단행될 가장 유력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