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ETF 본부장 영입 이후 핵심‧주니어 인력 잇달아 이탈외부 인사 영입 과정 이후 인력 변화 예상보다 커 '당황'
-
김영성 대표가 이끄는 KB자산운용이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간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상장지수펀드(ETF) 부문에서 핵심 인력 이탈이 지속되면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자산운용 ETF 본부 내 인력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마케팅실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기로 한 데 이어 운용실 인력들도 잇달아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이러한 ETF 사업부의 인력 이탈세는 올해 초 김영성 대표 취임 후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김찬영 ETF사업본부장을 영입한 이후 지속되고 있다. 해당 영입은 김 대표의 취임 후 첫 외부 영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KB운용은 앞서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ETF솔루션운용본부와 ETF마케팅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했다. 이후 ▲운용실 ▲마케팅실 ▲상품실을 ETF사업본부 산하에 편제해 세분화시켰으며, 사업부의 총괄 역할로 김찬영 본부장을 앉혔다.그러나 김 본부장 영입 이후 두 명의 관리자급 임원이 이탈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ETF마케팅본부장을 맡고 있던 금정섭 본부장(이사)는 지난달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으로 이직했고, 차동호 ETF솔루션운용본부장(이사)도 이달 키움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특히 ETF 운용에 있어 핵심 인력이라 할 수 있는 운용실 인력들이 잇달아 회사를 떠나기로 하면서 위기감이 더해지는 모습이다.오랫동안 ETF 운용을 담당한 베테랑 운용역을 비롯해 주니어급 매니저들도 이직 의사를 밝히는 등 집단 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차동호 이사와 함께 3명의 운용 담당자가 이직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추가 이탈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회사는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김영성 대표 취임 이후 ETF 부문을 전사 집중 사업으로 내세웠지만, 잇따른 인력 이탈로 조직력 와해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팀별로 적게는 수명, 많게는 열댓 명씩 회사를 함께 옮기는 경우가 더러 있는 증권사와 달리 자산운용사에선 한 팀의 직원 다수가 이직을 하는 일이 흔치 않다"라며 "이번 KB운용 내 이탈세는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김찬영 본부장 영입 이후 어느 정도의 인력 변화는 예상했겠으나, 생각보다 변화 폭이 커 당황했을 것"이라며 "ETF 부문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업계에선 이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일각에선 김영성 대표의 실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 본부의 수장을 외부 인사로 선임한 데 이어 특정 자산운용사 출신이 핵심 사업본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또 다른 일각에선 외부 인사 영입 과정에서 평판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김 대표가 조금 더 오랜 시간을 두고 레퍼런스 체크를 한 뒤 신중히 결정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한편 ETF 업계 3위 사업자인 KB운용은 최근 4위인 한투운용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운용은 지난해 말 8.0%에서 지난 2월 말 7.6%로 점유율이 0.4%포인트 하락한 반면, 한투운용은 같은 기간 4.9%에서 5.3%로 0.4%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이들의 점유율 격차는 2%포인트에 불과하다.KB운용 입장에선 빠르게 전열 정비에 나서 적극적으로 신상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KB운용 관계자는 "이탈 인원을 대신할 인력 영입을 진행 중"이라며 "이달 중 영입을 마무리한 후 본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