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대비 지난 8일 기준 14종목 늘어메리츠·미래·NH證 잇따라 신규 ETN 출시1년새 순위 지각변동…증권업계 점유율 경쟁도 치열
  • 최근 증권사들이 앞다퉈 상장지수증권(ETN) 출시하고 있다. 올해 초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 ELS 발행 시장이 위축되자 다양한 상품 구성이 가능한 상장지수증권(ETN)을 통해 수익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거래소에 상장된 ETN 종목수는 382개종목으로, 이에 따른 순자산총액(지표가치총액)은 15조950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기준 368개종목(순자산 15조2292억원)에서 14개 종목이 늘었다. 

    증권사들은 최근 다양한 콘셉트의 ETN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상장지수상품(ETP) 최초로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에 각각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할 수 있는 ETN 등 총 6개 종목의 ETN을 최근 상장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이 상장한 ETN은 총 75종으로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로 미국 인공지능(AI) 산업과 방위 산업을 테마로 3개 종목만 편입하는 성장형 상품 '미래에셋 미국 방위산업 TOP3 ETN', '미래에셋레버리지 미국 AI TOP3 ETN', '미래에셋레버리지 미국 방위산업 TOP3 ETN' 등을 선보였다.

    NH투자증권은 변동성을 동반한 상승장에 대비하기 위해 월간 레버리지 중심으로 상품을 출시했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네덜란드·이탈리아·덴마크 등 선진국 시가총액 1위 종목에 투자하는 'QV 선진국 1등주 ETN', 기존의 일간 레버리지에서 월간 레버리지로 바꾼 'QV 월간 레버리지 코스피 200 선물 ETN', 'QV 월간 레버리지 코스닥150 선물 ETN' 등이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기초지수 수익률과 연동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투자자는 ETN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지만 ETF와 달리 증권사가 발행하고 만기가 있다. 또한 ETF는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주가로만 기초지수를 삼지만 ETN은 기초자산으로 둘 수 있는 자산에 제한이 없다.

    그간 ETN 시장은 원유나 천연가스, 귀금속 등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을 위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들어선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ETN을 비롯해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ETN 상품 출시에 적극적인 건 단기 자금을 운용하거나 상대적으로 좀 더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수익 창출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특히나 올해 들어 ELS 발행시장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증권사들의 관련 수익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1분기 ELS 발행 금액은 4조538억원으로 전분기(7조5512억원) 대비 46.3% 줄었다.

    ETN 상품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이에 대한 투자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1월 3조3859억원이던 거래대금은 2월(2조3336억원)과 3월(1조8558억원) 연속 줄어들었지만 지난달(2조7063억원)엔 3조원에 달하는 등 회복 추세다.  

    증권사들의 시장 점유율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3월 기준 각각 9.4%, 7.8%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은 다양한 상품을 기반으로 1년 만에 12.0%, 13.9%까지 치고 올라왔다. 점유율 기준 메리츠증권의 순위는 6위에서 3위까지 상승했다.

    반면 1년 전 23.1%(1위)였던 삼성증권의 시장 점유율은 17.7%(1위)로 줄어들어들었다. 또한 지난해 12.6%(4위)에서 올해 9.2%(6위)로 점유율이 감소한 미래에셋증권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ETN은 상대적으로 운용방식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도 크지 않고, 운용보수가 높은 편"이라면서 "리테일 수익 다각화를 추구하는 증권사들이 다양한 ETN 상품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