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종부세 다주택자 중과세율 낮추는 방안 추진야당도 종부세 완화 목소리 … 수도권 표심의식 분석상속세 완화 및 금투세 페지 논의로 확장 가능성에 주목"野, 지지층 이탈 고려 … 중도층 흡수력 크다면 추진 가능성"
  • ▲ 국회 본회의장 전경 ⓒ뉴데일리DB
    ▲ 국회 본회의장 전경 ⓒ뉴데일리DB
    최근 야당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에 힘을 실어주며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을 낮추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속세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외면하던 야당이 제22대 국회에서 종부세를 넘어 상속세·금투세 폐지 논의에 한 발 더 다가설지 주목된다.

    3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세법 개정안에 담길 종부세 개편의 일환으로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가 정부를 중심으로 우선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주택자에 적용하는 현행 중과세율은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을 기준으로 △12억~25억원 2.0% △25억~50억원 3.0% △50억~94억원 4.0% △94억원 초과 5.0% 등이다. 각 구간의 기본세율은 1.3%, 1.5%, 2.0%, 2.7%등으로 중과세율의 절반 수준이다.

    앞서 2022년 세법 개정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폐지됐으나, 부동산 투기 등을 우려한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에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중과세율은 유지됐다.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종부세 완화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표심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속세 완화와 금투세 폐지를 외치는 사회 전반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관련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주요 입법과제 발표를 통해 상속세 개편과 함께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금투세 폐지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상속세와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변경하고, 대주주 할증 과세를 폐지하면서 세율을 낮추는 등 구체적 방안까지 나열했다.

    여당은 사망자 유산 전체에 10∼50%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현행 유산세 방식이 납세자 부담 능력에 따라 조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능부담' 원칙에 위배되고, 평가액에 할증 평가까지 더해질 경우, 최대 60%의 세율이 적용되는 현행 상속세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의견이다.


    재계를 중심으로는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캐나다와 스웨덴 등이 도입하고 있는 자본이득세를 도입하면 2세 경영인이 회사를 물려받더라도 별개로 상속세를 내지 않고, 이를 팔 때만 30%의 과세를 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금투세는 폐지하더라도 현행 주식 양도세 과세체계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시행 예정인 금투세는 금융투자 상품에서 실현된 모든 손실과 소득을 합산한 금액에 20%(3억 초과분은 25%)의 세율을 적용한다. 다만 국내 상장주식이나 공모주식형 펀드는 연간 5000만원의 차익까지 과세하지 않는다.

    야당이 앞서 상속세와 금투세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만큼 종부세처럼 즉각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야당 내에서도 상속세 폐지(완화)에 조건부 찬성하는 의견이 있고, 최근 금투세 폐지 촛불집회 등이 열리는 등 여론이 폐지 쪽으로 기울면서 제22대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증폭될 가능성도 적잖다.

    앞서 황희 민주당 의원은 총선 전 열린 토론회를 통해 "상속세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4~25% 정도로 낮추면 상속세 세수 확보가 더 많이 될 수도 있다"며 "상속세 일부는 폐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를 포함한 300여명의 개인투자자들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하며 금투세 폐지를 촉구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선진국만 도입한 금투세를 (도입하기에는) 우리는 아직 증시 수준이 후진국 수준"이라며 "(증시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다음에 일단 폐지하고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당화 논란이 있는 야당 입장에서 지지층 이탈을 고려했을 때 종부세(완화)에서 더 나아가긴 힘들 거로 보인다"면서도 "여론의 반응을 볼 것이다. (상속세·금투세 폐지가) 지지층 이탈 대비 중도층 흡수력이 크다면 추진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