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사 일제히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실적 선방 평가미래에셋‧메리츠 등 일부 대형사 부동산 PF 문제 불완전 해소2분기 중 충당금 인식 가능성이 높아…실적 변수 작용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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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깜짝 호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의 2분기 성적을 두고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 우려와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등의 우려로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이슈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위에 드는 대형‧중견 증권사들은 대부분 올해 1분기 예상을 뛰어넘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올해 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되면서 시장 거래대금이 증가, 수수료를 비롯한 리테일 부문의 수입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이와 함께 올해 초 인공지능(AI), 반도체 테마 부상에 따른 국내외 주식시장 호조가 이어지면서 증권사들도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상반기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9000억 원, 고객예탁금은 55조5000억 원, 신용잔고는 19조200억 원 등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특히 대형 증권사가 큰 실적개선을 이뤘다. 한국투자증권이 1분기 개별 기준 2832억 원으로 가장 높은 순이익을 올린 가운데 키움증권(2458억 원), 삼성증권(2359억 원), NH투자증권(2049억 원), KB증권(1918억 원) 등이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다만 일각에선 올해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한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그간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PF 관련 건전성 악화와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등이 2분기에도 불가피하게 발생,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익스포져(위험 노출액)는 3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익스포져 비중은 자기자본 대비 대형사는 36%, 중소형사는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울러 PF 구조조정에 따라 선별 및 정리 과정에서 상당 규모 사업장이 부실 PF로 판단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업계에선 특히 대형사 중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을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지난 1분기 각각 해외 투자자산 손실 인식 및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를 거둔 바 있다.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여전히 부담스런 해외 익스포져가 가장 큰 우려 사안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 3조9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해외투자 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손실 리스크가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이른바 '부동산 PF 명가'로 불리는 메리츠증권 또한 작년부터 실적이 조금씩 줄어드는 상황이다.회사는 앞서 지난 2021년 말 기준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를 약 3조4000억 원까지 늘리는 등 부동산금융 사업을 강화했으나, 이후 부동산 PF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전문가들은 증권업계 전체 2분기 실적에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우려가 남아 있다고 분석한다.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건전성 악화와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이미 증권사들은 적정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말했다.임 연구원은 "부동산 PF 중 계약금대출과 브릿지론의 비중이 높은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에 대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라며 "이들은 연결 자회사로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보유해 상대적으로 익스포져가 크다"라고 설명했다.강승건 KB증권 연구원 또한 "2분기 실적에 PF 관련 충당금 부담이 반영될 것"이라며 "다만 증권사 CP 금리와 여전채 금리가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예상보다 낮은 상황이거나, 높아진 채권 수요로 인해 금리 흐름이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했다.강 연구원은 또한 "2분기 부동산 PF 구조조정을 통해 부동산금융의 회복과 IB 실적의 증가, 그리고 잠재 불확실성 완화를 기대한다"라며 "만약 구조조정 지연이 확인된다면 증권업종의 반등 역시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