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2023 자립지원 실태조사' 결과 발표자립준비청년 46%, 자살 생각한 적 있어"자립준비청년과 동행하며 폭넓게 지원할 것"
  • ▲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절반 가까이는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 생각을 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절반 가까이는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 생각을 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자립준비청년 10명 중 2명은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를 들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이러한 내용을 '2023 자립지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립준비청년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직접 양육하기 어려워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받다가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된 청년이다.

    실태조사에는 보호종료 5년 이내인 전체 자립준비청년 9670명 중 5032명이 참여했다.

    자립준비청년의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는 평균 10점 만점에 5.6점으로 2020년(5.3점)보다 높아졌다. 다만 전체 청년(6.72점)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본인의 자립상태에 대한 점수 평균은 10점 만점에 경제적 자립 6.1점, 심리 정서적 자립 6.6점, 사회적 자립 6.6점을 꼽았다. 모든 영역에서 2020년보다 점수가 높아졌다.

    자립준비청년 중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5%로 2020년(50%)보다는 3.5%p 줄었지만, 전체 청년(10.5%)보다는 4.4배 많았다.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8.3%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가 30.7%로 가장 많았으며 경제적 문제(28.7%), 가정생활 문제(12.3%), 학업·취업 문제(7.3%)가 뒤따랐다. 2020년에는 경제적 문제가 1순위였으나 지난해에는 정신과적 문제가 1순위로 바뀌었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자살 생각이 들 때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나 멘토(30.3%) △운동·취미 등 지원(24.7%) △심리상담 지원(11.0%) △정신과 치료지원(9.6%)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립준비청년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할 수 있는 사람(3순위까지 응답)으로 학교·동네 친구(59.0%)를 가장 많이 꼽았다. △형제·자매(28.3%) △시설 선생님·위탁 부모님(26.4%) △친척(23.8%) 등도 순위권을 차지했다.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비율은 6.2%로 2020년(7.2%)보다 줄었다. 부모 유무에 대한 질문에는 53.5%가 '있다'고 답했다. '없다'는 34.8%, '모름'은 11.7%였다.

    사회로부터의 고립·은둔 정도를 외출 빈도로 조사한 결과 자립준비청년 10.6%는 '보통 집에 있거나 집(방) 밖으로 안 나간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청년(2.8%)의 약 4배였다.

    고립·은둔의 이유는 취업 문제가 30.7%로 가장 높았으며 인간관계 문제(15.2%), 건강 문제(8.1%) 등이었다. 다만 '기타'라고 답한 비율이 28.7%로 높아 고립·은둔의 이유가 개인마다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 5032명 중 51.9%가 여성 48.1%가 남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22.8세였다. 보호유형으로는 가정위탁이 58.7%로 가장 많았으며 시설 보호유형인 아동양육시설은 31%, 공동생활가정은 10.3%였다.

    18세가 된 직후 보호를 종료한 '연령도래 종료자'는 50.4%였으며 18세 이후에도 일정 기간 보호 기간을 연장하다가 종료한 '연장보호 종료자'는 49.6%로 집계됐다. 기존에는 대학 재학 등 사유가 있어야만 보호 연장이 가능했으나 2022년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이제는 본인이 원하면 별도 사유 없이 24세까지 연장 가능하다.

    연장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빨리 독립하고 싶어서가 32.4%로 가장 많았으며 몰라서(17.9%), 취업 등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해서(17.2%) 순이었다. 연장한 주된 이유로는 진학·취업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해서가 57.4%로 집계됐다.

    다시 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19.7%에 그쳤다.

    이밖에 자립준비청년의 교육 수준을 보면 4년제·대학원(35.4%), 2·3년제(34.3%), 고졸 이하(30.3%) 등 순으로 많았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속적인 국가 지원 확대가 이들의 삶 곳곳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그럼에도 자립준비청년들은 전체 청년과 비교하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어, 정부가 이들과 동행하며 폭넓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