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잔액 3영업일 만에 8560억원 증가금융당국, 전세·정책대출 DSR 규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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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4년5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주간 단위로는 확대되는 '오락가락'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금융당국이 규제를 확대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금리 인하기… 가계대출 급증 우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729조8898억원으로 전월 말(730조9671억원) 대비 1조773억원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 9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730조7458억원으로 3영업일 만에 856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는 통상 계약일로부터 2~3개월 시차를 두고 집행되기 때문에 대출 증가세가 10~11월까지 이어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달 한은의 금리 인하로 최근 진정세를 보였던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지난 10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지난 2020년 5월 0.25%포인트 내린 후 4년5개월 만에 첫 금리 인하다.

    기준 금리를 내리게 되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날 수 있지만,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한은의 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금리인하의 가장 큰 배경은 물가 안정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1.6%를 기록하며 3년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왔다.

    ◇금융당국 “가계부채 총력관리”… DSR규제 검토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금융위가 최근에는 가장 가계부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1일 "금리인하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언제라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회사 스스로 자체적인 관리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며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감독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기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철저한 관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전세·정책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출을 정교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DSR 2단계로 은행 대출 증가세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다시 대출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DSR 규제 확대 적용을 위한 준비단계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경기는 부양될 수 있지만 가계부채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10~11월 가계대출 잔액 증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여기에 둔촌주공 등 수도권 중심 신축 아파트 입주, 가을 이사철 등 변수도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