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부채 증가율 축소에 … 5대 은행 목표치 0.5~0.7%대 잇따라 MCI·MCG 가입 중단 … 카뱅은 사실상 주담대 '스톱'금리 상단 연 7.5% 육박 … 하반기 실수요자 자금난 가속
  • ▲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일제히 높이기 시작했다. ⓒ 연합뉴스
    ▲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일제히 높이기 시작했다. ⓒ 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총량 규제를 맞추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을 일제히 높이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전년보다 0.2%포인트(p) 낮아진 1.5%로 제시하면서, 은행들은 주담대 취급을 줄이거나 아예 막는 사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하반기 내 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26일 이양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당국으로부터 배정받은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0.59%에서 0.71%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0.71%로 가장 높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이 각각 0.70%를 배정받았다. KB국민은행의 목표치는 0.59%로 가장 낮은 목표치를 받았다. 인터넷은행 3사는 카카오뱅크 2.6%, 케이뱅크 4.2%, 토스뱅크 7.4%다. 

    가장 낮은 증가율 목표치(0.59%)를 받은 KB국민은행의 경우 총량 관리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153조7509억원이었던 가계대출 잔액을 올해는 9092억원까지만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주담대 잔액을 오히려 4172억원 줄인다는 방침이다. 주담대 감축분과 남은 여력은 기타대출 증가분으로 배정해 기타대출은 올해 1조3264억원 늘린다는 계획이다.

    타행들도 연이어 주담대 줄이기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주담대 취급 시 MCI(모기지신용보험)와 MCG(모기지신용보증) 가입을 중단했다. 이는 대출 한도에서 최우선변제금(방공제)을 제외하고 대출을 내주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차주들의 대출 가능 금액을 직접적으로 깎는 효과를 낸다. 시장에서는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추가로 취급 제한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창구 영업 자체를 막는 조치도 확산 중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5일부터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담대 등 개별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했다. 오는 8월부터는 대출상담사를 통한 신규 입주 사업장의 집단대출도 막힌다. 주담대 잔액을 직접적으로 줄여야 하는 KB국민은행 역시 8월부터 대출상담사를 통한 집단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뱅 3사 중 가장 낮은 증가율(2.6%)을 배정받은 카카오뱅크는 올해 주담대 잔액을 아예 늘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년 말 잔액의 2.6%에 해당하는 1조1401억원의 여력을 모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에 할당하고 주담대는 기존 차주들로부터 상환받는 금액 내에서만 신규 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대출 한도 축소와 더불어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5대 은행의 고정금리는 연 4.42~7.46% 수준으로 상단이 7.5%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달 말(연 4.26~7.10%)과 비교하면 불과 2주도 채 안 돼 금리가 0.24~0.36%p나 뛰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은행들의 대출 여력마저 고갈된 상황이라 하반기 대출 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실수요자들도 은행에서 주담대를 거절당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주거래 은행을 방문하더라도 한도 소진을 이유로 대출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며 "당장 이사를 앞두거나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금리가 더 높은 2금융권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