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의원실 "위험성이 있는 투자상품을 안전한 상품처럼 포장해 판매"

  • "예금으로 하지 마시고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으로 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지금 예금하시면 특판상품도 연 1%대 이자를 줍니다. 월급통장 우대 등 금리우대를 받아도 1.7%를 넘기 힘들어요. 금리가 연 1%대이면 세금 빼고 나면 사실상 보관하는 정도 입니다.

    ELS는 위험상품군이지만 2003년부터 한번도 원금손실이 난 적이 없어 위험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여유자금 나눠 적립식으로 하면 선취수수료도 없습니다. ELS 주식투자이익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적용돼 세금도 아낄 수 있어요" 

    -K시중은행 창구 직원이 ELS를 추천하며


    "예금과 비슷한 상품 중 연 4% 짜리가 있는데 알려드릴까요? ELF입니다. 3년 유지하시면 금리 12% 정도 줍니다. 고위험 상품이지만 위험하지 않습니다. 펀드는 올라가면 이득, 떨어지면 손실이지만 ELF는 40%까지 떨어지는 데 대해서는 원금이 보장됩니다. 1회차만 넘어가면 수익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S은행 창구직원이 ELF를 추천하며

  • ▲ 국내 시중은행 1분기 비이자이익 현황 (자료제공: 김상민 의원실)
    ▲ 국내 시중은행 1분기 비이자이익 현황 (자료제공: 김상민 의원실)


     
    저금리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은행들이 예금고객들을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유도하고 있다. 은행이 앞다퉈 투자상품을 판매하며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지난해보다 관련 수익이 2배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민원에 따라 금융당국은 ELS, 펀드 등에 대해 대해 상시 감시하기로 했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의원(새누리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시중은행 1분기 비이자이익 현황'에 따르면, 비이지이익이 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즉 2.5배 정도 급격히 증가한 것.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 2945억원 ▲우리은행1844억원 ▲하나은행 1368억원 ▲국민은행 1251억원 ▲외환은행 1573억원 ▲SC은행 889억원 ▲씨티은행 447억원 등이다. 

    ELS로 발생한 이익을 반영하는 신탁관련이익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81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0억원에 비하면 2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ELS상품을 많이 판매했다. 국민은행이 전략적으로 ELS 상품을 주로 판매했기 때문에 신탁관련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다"고 했다.

  • ▲ 국내 시중은행 1분기 비이자이익 현황 (자료제공: 김상민 의원실)


    하나은행 신탁관력이익도 31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기간 156억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나은행 측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히는 ELS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보니 판매가 늘어 신탁관련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금리가 1%대로 접어들면서 예금 금리가 낮아여 고객들이 대안 상품을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은행 208억원(17%↑), 우리은행 131억원(6%↑), 외환은행 150(36%↑), 씨티은행 95억원(3%↑), SC은행 93억원(43%↑) 등으로 나타났다. 

    펀드판매와 보험판매 등으로 얻은 은행의 수수료이익을 살펴보면 국민은행 2081억원, 우리은행 2017억원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우리은행은 여타은행과 비교했을 때 규모 대비 수수료이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우리은행 측은 "지난 1분기에 타행보다 펀드와 방카슈랑스를 적극 판매한 결과 시장점유율이 늘었다. 저금리 시대다보니 고객들이 예금 상품 대신 다른 투자 방안을 자주 문의하는데 주식형이나 채권형, 해외펀드 등을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은행이 1721억원, SC은행 421억원 하나은행 785억원, 외환은행 815억원, 씨티은행 -18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 ▲ 국내 시중은행 1분기 비이자이익 현황 (자료제공: 김상민 의원실)


    이에 금감원이 은행의 투자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면밀히 감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김상민 의원은 "예금을 가입하러 간 서민들에게 위험성이 있는 투자상품을 안전한 상품처럼 포장해 판매하는 불완전 판매가 늘고 있다. 올 1분기 신탁관련이익이나 수수료이익이 증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상민 의원은 "서민들의 돈으로 은행과 증권사가 배를 채우고 있다. 금감원은 펀드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고 ELS, 펀드 상품에 대해 상시 감시를 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증권사 뿐 아니라 은행에 대한 감시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