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공포지수 팬데믹 이후 최고, 올 들어 역대급 변동성 장세 연출美 빅테크, 자본지출 급증에 증시 불안 확산 … 사스포칼립스 공포까지비트코인 추락에 금·은도 불안, 일각선 '죽음의 소용돌이' 경고음도美, 이란 체류 자국민에 즉시 대피령 … 지정학적 긴장 고조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및 이란 국기.ⓒ 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및 이란 국기.ⓒ 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자산시장이 '퍼펙트 스톰'의 전조를 보이면서 우리 증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촉발된 기술주 투매 현상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던 비트코인의 급락으로 번지더니, 급기야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불안을 반영하 듯 우리 증시의 공포 지수는 수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6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오전 52.79까지 뛰었다.  이는 지난 1월 30일보다 33.4% 뛴 것이며, 코로나 팬데믹 당시 글로벌 중시가 추락했던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코스피 급락시 오르는 경향이 있다. 

    ◇ '돈 먹는 하마' 된 AI … 빅테크 '치킨 게임'에 투심 냉각

    시장 불안의 진앙지는 그동안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빅테크 기업들이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주요 4개사의 올해 자본지출(Capex) 전망치는 약 6500억 달러(약 954조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0년대 닷컴 버블이나 19세기 철도망 건설 호황기에 비견될 만한 규모다.

    문제는 막대한 투자 비용 대비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AI 거품론'이 재점화된 배경이다.  

    실제 MS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로 투자은행 스티펠로부터 투자의견을 강등당하고 목표주가가 540달러에서 392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아마존 역시 올해 자본지출을 20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직후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는 등 과잉 투자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역력하다.

    여기에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을 잠식할 것이라는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Apocalypse)' 공포까지 확산하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 '디지털 금'의 배신 … 비트코인 급락과 유동성 위기

    기술주와 함께 위험자산의 한 축을 담당하던 가상자산 시장의 붕괴도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6만 5000달러 선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비트코인 하락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구제금융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시장의 공포감은 극대화됐다.

    이는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연쇄적인 유동성 경색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로 묘사하며, 코인 손실을 메우기 위해 금이나 은 같은 다른 자산까지 투매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에 따른 긴축 우려와 맞물려 시장의 자금줄을 더욱 조이고 있다.

    ◇ '이란 쇼크' … 지정학적 리스크가 쐐기 박나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미국 정부는 6일 이란과의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자국민들에게 "지금 당장 이란을 떠나라"는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미군이 걸프 지역에 병력을 증강하고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밥 맥널리 래피던 에너지 그룹 회장은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75%로 점치며, 양측의 신뢰가 전무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만약 무력 충돌이 현실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다. 이는 금리 인하를 기다리던 증시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동성 장세에 진입했다"며 "무리한 저가 매수보다는 현금 비중을 늘리고, 헬스케어나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