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지원 관련 이재용 개입 정황 확인 안돼최순실 '강요-압박'에 어쩔 수 없이 끌려다녀"요구 거스를 경우 더 나쁜 일 생길까봐 걱정했다"
  •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연합뉴스
    ▲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48차 공판에 출석한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삼성의 승마지원 현황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고 증언에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정유라와 박재홍을 포함시켜달라는 최순실의 요구사항이라고 보고한 적은 있다"면서도 "해당 내용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됐는지는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황 전 전무는 31일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일기획 소속으로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직을 수행하던 황 전무는 미래전략실의 연락을 받고 승마협회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승마협회에 오게된 배경에는 최씨의 승마계 최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이영국 전 승마협회 부회장의 불화가 있었다.

    현 제일기획 상무인 이영국 전 승마협회 부회장은 삼성을 대표해 승마협회에 처음으로 파견됐던 인물이지만, 승마협회 내부 파벌 문제로 박 전 전무와 최씨의 눈 밖에 나 경질된 바 있다.

    황 전 전무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2차 독대가 진행되고 이틀 뒤인 2015년 7월27일 승마협회 부회장에 취임한 뒤 올림픽 대비를 위한 승마전지훈련을 주로 맡아왔다. 

    때문에 그에 대한 신문은 ▲최순실을 만난 배경과 그의 영향력을 인지한 시점 ▲삼성과 코어스포츠의 용역계약 배경 ▲승마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최씨, 박상진 사장 등이 참석한 회의 내용 ▲최씨가 살시도의 패스포트 마주를 보고 화를 낸 이유 ▲승마전지훈련의 전반적인 계획 ▲KEB하나은행의 계좌개설 절차 등이 주를 이뤘다.

    더욱이 이 부회장을 포함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의 개입 정황을 확인하는 내용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황 전 전무는 시종일관 최씨의 강요와 압박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삼성이 최씨의 요구에 끌려간 이유에 대해서는 "거스를 경우 회사에 나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실제 그는 승마협회 부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박 전 사장과 박 전 전무로부터 최씨와 정유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했다.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매우 가깝게 지내는 인물로 딸 정씨를 자기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여기에 최씨가 자신의 뜻을 거스른 문체부 국장과 과장을 해고한 사건의 주역이라는 이야기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올림픽 대비를 위한 코어스포츠와의 용역계약에도 최씨가 개입했는지는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알게됐다고 증언했다. 코어스포츠의 실소유주가 최씨이며, 모든 자금 관리를 최씨가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뒤늦게 알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계약 당시엔 코어스포츠가 최씨 소유 회사인지 몰랐다"며 "최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 정도로만 알았다. 용역계약이 진행되는 시간에 최씨가 1층 로비에 와있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황 전 전무는 삼성은 용역계약에 따라 선수선발을 위한 전지훈련단 준비단장, 선수후보 추천 등 실무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처음부터 정씨 혼자만을 위한 단독 승마지원이었다는 특검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어 그는 "코어스포츠와의 용역계약은 삼성이 지정하는 선수들을 위해 말 12마리와 차량 4대를 구비하고,삼성이 완전하게 단독 소유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었다"며 "소유권과 관련해 단 한번도 계약내용이 수정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전 전무는 삼성은 용역계약에 따라 선수선발을 위한 전지훈련단 준비단장, 선수후보 추천 등 실무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처음부터 정씨 혼자만을 위한 단독 승마지원이었다는 특검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