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석사융합과정 등 혜택처럼 강조…고액 학비·과장 안내글 등 학생 반발에 '문제 없다'
  • ▲ 국민대학교 평생교육원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과정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과장 문구 사용 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 국민대학교 평생교육원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과정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과장 문구 사용 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서울 유명 사립대학교가 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 교육과정을, 마치 정규 학부를 신설한 것처럼 소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교육 시설은 수능 없이 입학을 강조하고 타 평생교육원과 달리 특별과정을 설치한 듯한 내용을 안내하는 등 대학 지명도를 이용해 학생 모으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질 정도다.

    21일 국민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평생교육원은 지난 9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과정 신설을 공고한 후 이달 중순부터 2017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진행 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국민대 평교원 측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학점은행제 과정의 경우 게임·디자인·IT 등 3개 트랙을 운영한다며 '학석사융합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대 평생교육원이 밝힌 학석사융합과정은 3년은 학사 취득을 위한 일정 학점 이수를 마친 뒤, 대학원 진학으로 2년 과정을 밟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평생교육원은 석사 과정을 운영할 수 없다. 이에 4년제 대학 졸업장이 없는 이들은 평교원 등에서 일정 기준 이상 학점 이수 시 대학원 진학이 가능하다.

    반면 국민대 평생교육원은 마치 특별과정을 설치한 것처럼 학석사융합과정이라고 소개, '추천서' 발급으로 석사 지원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트랙 이수 후 연계 가능한 국민대의 일부 대학원의 서류평가 요소를 확인한 결과 '추천서' 자체를 받지 않았고 아예 제출하지 말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필요도 없는 서류 발급을 혜택인냥 소개하고 있는 셈이다.

    평생교육원에서 학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선 140학점이 필요하다. 일반대학에서도 140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선 한 학기당 21학점을 꼬박 채우면 3년6개월이 소요된다.

    학석사융합과정으로 소개된 국민대 평생교육원 학사 3년 과정은 그만큼 꾸준히 출석해야 학점을 채울 수 있지만, 해당 평교원은 손쉽게 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대 평생교육원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과정을 소개하면서 '수능 없이 입학할 수 있다', '비싼 대학 등록금도 모자라 실무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원까지 다니냐' '사회와 떨어져 있는 대학교 교육수준' '졸업 후 취업문을 열지 못하는 취업준비생'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수능을 치르고 국민대에 입학한 학부생보다 교육과정이 뛰어나다는 식의 설명과 함께 비싼 등록금을 지적하고 있지만 국민대 평교원의 해당 과정 한 학기 등록금은 470만원, 연간 1천만원에 가까운 학비를 납부해야 한다.

  • ▲ 국민대 평생교육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에 게재된 평교원 안내 이미지 캡처 화면.
    ▲ 국민대 평생교육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에 게재된 평교원 안내 이미지 캡처 화면.


    올해 국민대 학부과정 계열별 연간 평균 등록금은 예체능 897만9200원, 공학 864만9천원이다. 전국 평균 등록금을 살펴보면 의학계열의 경우 938만8400원으로 집계됐다. 국민대 평교원 측은 학부생보다 더 높은, 의대 수준의 학비를 책정했다.

    대학 교육이 부실하다며 손쉬운 입학을 강조한 국민대 평생교육원은 아예 '사이버해킹 국민대학교에서 전문가에게 배워라' '대학 걱정 끝' 등의 문구를 사용하면서 평교원 교육을 마치 학부 과정인 것처럼 소개하기도 했다.

    평생교육원은 적정기 고등교육 기회를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 학점은행제를 통해, 교육 기회를 부여하는 교육기관이다.

    국민대 평생교육원 소개와 관련해 SNS 등에서는 '광고가 너무 원색적이고 비논리적이다' '학교를 키우려는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학위 장사에 불과하다' '말도 안되는 돈 장사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 등의 반응이 나올 정도로 학생 등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국민대 평생교육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대표자는 유지수 국민대 총장이다.

    대학 부설 기관인 국민대 평생교육원의 과장 문구 사용 등에 따른 논란이 지적되는 것과 관련해, 대학본부 측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대 관계자는 "평교원 측에서는 과장광고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 부분으로 학교 입장에서는 규정상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평교원 커리큘럼과 관련해서도 사전에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해 내부 구성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총장 재가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고, 내부적으로 (유지수) 총장 결재를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문제 되는 부분이 없어, 자체적으로 판단했을 때 (학생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타 대학들은 평생교육원이 과장된 표현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A대학 관계자는 "평생교육원에 입학한 뒤에 학부생이라고 속이는 이들이 많다. 학부의 경우 대부분 학생이 내신, 수능을 통해 어렵게 대학에 진학하는데 평교원에서는 손쉽게 입학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B대학 측은 "학석사융합과정을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한다는 것에 의아스럽다. 의대도 아닌 곳에서 마치 학사와 석사를 동시에 취득하는 것 같은 명칭은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