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압박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신용위험도 반영하는 CDS 프리미엄 지표 상승국채 매도,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 불안 가중더티 15개국 분류 땐 외국인 이탈 본격화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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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이 맞물리며 한국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더티 15개국’ 포함 시 환율 상승 등에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장에서 5년물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6.36bp(1bp=0.01%포인트)로 마감했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7일 28.13bp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이달에는 3일, 12일, 19일, 24일 등 나흘을 제외하면 매일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은 CDS를 살 때 내주는 수수료로, 해당 국가의 대외 신인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채권을 발행한 국가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질수록 상승하고 반대일 경우 하락한다.

    이 같은 신용 위험도 상승은 최근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무관치 않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곳곳에서 찬반 집회가 열리는 등 갈등이 격화한 것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헌재는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 절차를 종결한 이후 한 달 넘게 평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모두 변론 종결 후 2주 이내에 선고된 점에 비춰 이번 심리는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압박에 한국 경제가 노출된 점도 CDS 프리미엄 반등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이 다음 달 외국산 차량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대미 수출품 중 자동차 비중이 큰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국채 선물에 대해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3년 국채 선물은 지난 25일부터, 10년 국채 선물은 18일부터 순매도하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한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의 불안감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2일 예정된 상호관세 관세 정책 발표에 쏠려 있다. 특히 한국이 ‘더티 15(Dirty 15)’에 포함되는가에 따라 달렸다는 평가다. ‘더티 15’ 포함 시 원·달러 환율 상승 등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본격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티 15란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내고 있으면서 관세 또는 비관세 장벽을 둔 국가를 지칭해 트럼프 행정부가 사용한 명칭이다. 지난해 미국과의 교역(상품 기준)에서 대규모 흑자를 낸 나라는 중국과 유럽연합(EU), 멕시코, 베트남, 한국, 대만, 일본 등으로 한국이 더티15에 포함됐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시작으로, 3일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 집행 등 관세 전쟁을 본격화한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달러,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커지고,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수출 의존형 국가의 투자 매력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둔화, 달러 강세, 자본 유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과 채권을 매도하고 자본을 이탈시킬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