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미예리 변호사 "창업, 신의만 믿고 뛰어들면 낭패"

정규호 객원 프로필보기 | 2016-12-26 10: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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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스타트업 또는 벤처에 뛰어드는 창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많은 스타트업들이 경제 최전방을 점령했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하나로 수 억원에 수 백 억원의 투자를 받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정부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느 때 보다 활발하다.

하지만 '나만의 아이디어'라고 시작했는데, 막상 사업을 시작해보면 이미 개발에 성공한 사람들이 시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비슷한 아이템인데 어떤 기업은 성공하고, 어떤 기업은 망한다.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이미예리 변호사(코리아스타트업포럼 법률 자문위원)는 "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충분한 법률적 검토를 거쳐야 하는데 무작정 시작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벤처 또는 스타트업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점에 대해 이 변호사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스타트업 변호를 많이 하다보면 실패로 이어지는 원인을 잘 볼 것 같다.
실패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스타트업 종사자를 볼 때 마다 아쉬움으로 남는 것들이 꽤 있다. 그 중 하나가 끝난 다음에 찾아 온다는 것이다. 사업의 시작과 중간에 법률 자문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망하고 나서 찾아온다는 의미다. 이렇게 오면 정리해주는 것 말고는 도와줄게 많지 않다. 지금까지의 스타트업 자문 사례를 종합해 보면 '공동 창업', '사업 모델에 따른 단계적 법률 검토', '벤처캐피탈-투자사 계약' 등에서 문제가 많았다.

-공동 창업 문제는 내부계약서를 작성하라는 의미인가.
그렇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쥬커버의 사례를 생각해 보면 될 것 같다. 페이스북은 친구와 만든 제품인데, 큰 돈을 벌고 나서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해서 계약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반대로 채무가 증가했을 때는 서로 책임을 떠 넘긴다. 특히, 요즘에는 스타트업이 활성화 되면서 영업비밀금지, 경업(耕業) 금지같은 민감한 사항이 계약서에 담겨지 있지 않아 더 문제다. 이 모든 것이 공동 창업을 할 때 수익과 지분 배분,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내부적인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스타트업도 창업이고 경영이다. 수익, 지분 배분 등을 규정할 때 법률 검토를 받는 것은 필수 중에 필수다.

- 단계마다 어떤 법률에 저촉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모델에 따른 단계적 법률 검토는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많이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다. 요즘은 인터넷 검색만으로 자신의 사업이 어떤 법과 충돌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법을 잘 모르겠다고 하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가지고 법률 검토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면 "ㅇㅇ 사업을 하고 있는데, 법적으로 무엇인 문제인지 알려주세요"라고 상담을 요청하는 것 보다 "ㅇㅇ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 정도의 위치에 와 있는데, ㅇㅇ법 때문에 진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이러이러해서 규제인 것 같은데,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습니까"라고 질문을 준비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 변호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모든 법을 100% 다 이해하고 있진 않다. 같은 법인데,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합법이 되고, 불법이 된다. 질문의 범위가 너무 커버리면 이런 중요한 사안을 놓칠 수 있다. 


- 투자사와의 계약 시에는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가.
벤처캐피탈 또는 투자사와 계약을 맺을 때 제발 법률 자문을 받았으면 좋겠다. 회사에 문제가 생겨 상담을 받으러 온 스타트업 대표들의 계약서를 보면 전혀 공정하지가 않다. 왜 이렇게 계약을 했냐고 물어보면 '투자를 받는 입장이었다', '기분이 상기돼 냉철한 판단을 못했다', '변호사 이야기를 꺼내면 당신의 회사는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될까 걱정했다'라고 말한다. 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 투자사는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을 얻기 위해 투자를 하는게 주 업무다.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이 주 업무다. 서로 계약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 순간 주도권이 투자사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러므로 변호사를 대동하지는 않더라도 계약서 가안을 변호사에게 보여주는 등의 법률 전략을 짜야 한다.
      
- 법률 상담이 너무 비싸 스타트업들이 법률상담을 꺼리는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다. 찾아보면 무료로 상담을 해주는 곳이 많다. 코리아스타트업 법률특허지원단의 변호사, 변리사도 무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나 역시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으로 무료로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

- 끝으로 창업자들이 꼭 알아두었으면 하는 점은.
스타트업계에는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마인드가 저변에 깔려있다. 창업을 두려워하지 말고,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는 것이 의미인데 요즘은 이 마인드가 일부 왜곡돼 사업을 로막는 법을 신경쓰지 말고 사업을 진행하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어 안타깝다. 스타트업도 창업이고, 경영이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법률 자문이 필요하다. 많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법을 몰라 회사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예리 변호사 프로필>
-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 (前) 롯데카드 준법감시팀 변호사
- (現)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법률특허지원단 자문위원
    서울혜화경찰서 피해자지원팀 자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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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호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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