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고환율로 인한 물가 앙등 공식 우려 김웅 부총재 “고환율로 물가 더 오를 수 있어"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9% … 전달대비 0.4%p↑"고환율이 12월 물가 0.05~0.1%p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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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당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이 결국 인플레이션을 다시 일으켜 새해 우리 경제에 '2차 쇼크'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통화 당국에 의해 공식 제기됐다. 통계청이 내놓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지만, 지금의 고환율이 수입품의 물가를 끌어 올리고 이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악순화의 고리가 형성되는 셈이다. 

    특히 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가 올라간다면 최악의 경우 '스테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 전반에 대한 걱정을 짙게 한다. 

    한국은행은 31일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우려'의 진단을 내놓았다. 한은은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예상대로 지난해말 유가하락에 따른 기저효과와 그동안 높아진 환율 영향 등으로 1%대 후반으로 올랐다”며 “근원물가는 1%대 후반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음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환율 움직임, 소비심리 위축 영향, 공공요금 인상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최근 높아진 환율은 이미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2월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4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한 것이지만 9월(1.6%), 10월(1.3%), 11월(1.5%)과 비교하면 높은 상승 폭이다.

    한은은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달 사이 100원 가까이 급등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전날 1472.5원에 주간거래를 마감냈다.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구제를 받던 1997년 종가인 1695.0원 이후 최고치다. 

    한편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작년(3.6%)보다 1.3%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020년 0.5%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것이지만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2.0%)를 웃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