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후 대폭 확대… 외식 업체들 "결국 고객 편의성 증대가 가장 큰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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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 티 프랜차이즈 매장에는 계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러자 한 직원이 목청 높여 키오스크를 이용하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줄에 서있는 사람들은 힐끔 키오스크를 바라만 볼 뿐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기사가 취재를 위해 직접 이 키오스크를 이용해봤다. 제품을 선택하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결제 단계에서 막히고 말았다. 신용카드를 제외한 현금결제, 기프트 카드, 상품권 등의 결제가 아예 불가능했다.
같은 날 오후 찾은 구로구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 3대가 마련된 키오스크가 모두 이용 중이었다. 한 키오스크에서는 아들과 함께 매장을 찾은 50대 여성이 아들에게 직접 제품을 골라 터치 주문 하도록 했다. 아이는 고민 끝에 까치발을 든 채 자신이 고른 제품을 직접 선택했다. 매장에 들어선 70대 남성이 키오스크가 있는 곳을 그대로 지나쳐 직접 주문대로 향했다. 이 남성은 "터치폰도 조작하기 어려워 아직 폴더폰을 쓴다"며 "어려운 기계보다 직접 주문하는 것이 편하다"라고 전했다.
이와 반면 평일이었던 14일 오후 영등포구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는 유니폼을 입은 인근 회사 직원들이 키오스크에 몰려 있었다. 오히려 직접 주문대가 한산했다. 바쁜 점심시간대 매장 직원들은 주문보다 제품 제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고 고객들은 키오스크로 주문한 뒤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5년차 직장인 호지연(30)씨는 "셀프 주문기가 생긴 뒤 주문이 훨씬 편하고 제품을 고민해도 눈치가 덜 보여서 자주 이용하는 편인 것 같다"며 "기본적인 할인은 가능하고 원래 현금보다 카드를 사용해서 아직까지 셀프 주문기를 사용하며 불편을 겪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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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는 전국 1350여개 매장 중 리조트·휴게소 등 특수 점포와 지방 소규모 매장을 제외하고 750여개의 매장이 키오스크를 운영 중이다. 대략 60% 의 점포에서 키오스크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무인 매출 비중은 지난 3월 약 40%에 달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역시 키오스크 도입 매장 수를 늘리는 추세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인력 활용 효율성이 높아진 부분이 있고, 아무래도 매장 주요 고객 층이 2030이다 보니 회전율이 빨라졌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KFC와 버거킹 역시 키오스크를 전면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KFC는 올해 안에 전체 201개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버거킹은 올해 말까지 특수 매장을 제외한 200여곳의 직영 매장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도입을 결정했다.
키오스크가 인력을 1.5명 감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점포가 얻을 수 있는 인건비 절감은 월 300만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가맹점에서 키오스크 도입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기기 사양과 약정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월 15만~30만원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일자리 감소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편의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장점 역시 존재한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키오스크가 인력 감축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똑같은 인력을 사용하더라도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고객 편의성 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키오스크의 대표적인 한계점이 바로 결제수단의 제한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직접 주문대를 병행 운영하며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금이나 모바일 상품권 등 카드 이외의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업체도 있다. 쥬씨는 키오스크 사양 별로 현금이나 신용카드, 모바일 상품권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가맹점주가 직접 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쥬씨 관계자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보니 가맹점주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100여개 점포가 키오스크를 추가 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