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바일 앱, 쇼핑 전면으로 내세운 베타 서비스 시작수수료 면제 및 판매대금 선지급 프로그램 올해 시작 예정"오픈마켓 사업자 직격탄 예상"네이버 "쇼핑환경 강화 아닌 테스트 및 상생 목적"
  • ▲ 베타서비스 중인 네이버 앱 화면. ⓒ네이버 앱 캡처
    ▲ 베타서비스 중인 네이버 앱 화면. ⓒ네이버 앱 캡처

    네이버가 모바일 앱에 쇼핑을 전면으로 내세운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커머스 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국내 포털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쇼핑 부문을 강조하면 기존 이커머스 업계와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모바일 앱 화면에 쇼핑 화면을 최우선에 배치한 환경을 베타 서비스로 시행 중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앱을 실행시키면 첫 화면에서 오른쪽으로 밀면 뉴스, 왼쪽으로 밀면 쇼핑화면으로 바로 이동하게 된다.

    기존 일반 네이버 앱 화면에서 뉴스, 연예, 스포츠, 쇼핑 등으로 표시되던 것과 달리 쇼핑을 강조한 형식의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것. 협력사들을 위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우선 스타트제로 수수료 제로라는 프로그램을 11월부터 신청받아 내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오픈 1년 미만의 영세사업자 대상 월 거래액 500만원미만의 거래액에 대해 1년간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방식이다.

    퀵에스크로 프로그램도 연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퀵에스크로 프로그램이란 스마트스토어 월 거래액 800만원 이상의 사업자에게 판매대금의 80%를 선지급해주는 것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오픈마켓이 상품 판매 이후 7~8%의 수수료율을 챙겨 이윤을 본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파격적인 프로그램인 셈이다. 소셜커머스 기반 이커머스업계가 유통업법에 의거해 40일 안에 해당 판매대금을 정산해주는 것과 비교하면 80% 선지급은 현금 유동성이라는 차원에서 협력사들에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네이버의 쇼핑환경 구축에 이커머스업체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특히 오픈마켓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와 11번가의 경우 네이버 및 가격 비교 사이트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이러한 네이버의 쇼핑 환경 강화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들의 경우 전체 유입량 가운데 약 20~30%가 포털을 통한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G마켓, 옥션과 11번가는 포털을 통한 PCS(가격비교 시스템·price comparing system)를 이용해 최저가 경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쇼핑 환경 구축에 나설 경우 업계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 쇼핑 거래액은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13조7000억원, 11번가 9조원에 이어 업계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네이버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가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는 업계 2위까지 거래액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글로벌 포털 기업 구글이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것처럼 네이버가 쇼핑환경 구축에 나서는 것도 이미 예견된 상황으로 새로울 것은 없다"라며 "최근 유통 공룡 롯데와 신세계도 커머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힌 만큼, 기존 업계와 새로운 대결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측은 앱 UI 변경과 수수료 면제 등은 쇼핑환경 강화 목적이 아닌 테스트 목적과 상생의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베타 서비스에 시행 중인 UI는 오른쪽에는 기존에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화면으로 구성했고, 왼쪽은 아직 실험 중인 영역으로 선택해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커머스가 들어간 것 뿐"이라며 "수수료 면제 역시 소상공인이나 영세사업자들과 상생 및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쇼핑 환경 강화를 위한 움직임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