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안전체험실, 각종 사고상황 재현해 안전의식 고취선박 건조부터 인도까지 최우선과제는 ‘안전’… 선주 요구 최대한 수렴
  • ▲ 대우조선의 쇄빙 LNG선 ‘보리스 다비도프’호에 새겨진 ‘SAFETY FIRST’ 문구. ⓒ뉴데일리
    ▲ 대우조선의 쇄빙 LNG선 ‘보리스 다비도프’호에 새겨진 ‘SAFETY FIRST’ 문구. ⓒ뉴데일리
    대우조선해양이 높은 품질과 기술력에 이어 ‘안전제일주의’를 천명했다. 건조 선박의 조타실 외관에 ‘SAFETY FIRST’라는 문구를 새겨 넣는 등 안전에 방점을 두고 의식 고취에 집중하고 있는 것.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사고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선주들의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과거 보다 안전에 더 큰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대우조선은 그동안 선박 건조작업 중 나타난 인명사고로 홍역을 앓았다. 지난 2015년 11월 옥포조선소에서 발생한 LNG선 화재사고가 대표적이다. 용접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해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이 사고가 회사 측의 부실한 안전관리로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용접 당시 화기 감시자를 충분히 배치하지 않아 나타난 사고로 봤다.

    이 사고 등을 계기로 대우조선은 ‘안전사고 근절’을 위해 여러 활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옥포조선소에 ‘가상안전체험실’을 개소해 임직원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곳에서는 고공작업과 밀폐공간, 안벽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상황을 가상현실을 통해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선박 건조 시에도 안전을 첫번째 우선순위에 둔다. 최근 대우조선의 대표 선박은 쇄빙 LNG선이다. 지난 2014년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 LNG선 15척을 척당 약 3억2000만 달러, 총 48억 달러에 수주했다. 이 중 9척은 건조가 완료돼 선주에 인도됐다.
  • ▲ 대우조선의 쇄빙 LNG선 ‘보리스 다비도프’ 선상에 마련된 미끄럼 방지 ‘세이프티 로드’. ⓒ뉴데일리
    ▲ 대우조선의 쇄빙 LNG선 ‘보리스 다비도프’ 선상에 마련된 미끄럼 방지 ‘세이프티 로드’. ⓒ뉴데일리
    대우조선은 해당 선박이 영하 56℃에 달하는 러시아 북해도에서 주로 운항하는 만큼 선원들이 선상에서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선상은 철판으로 구성돼 있다. 눈이 많이 내리면 선원들이 미끄러져 다치기 일쑤다.

    이를 막기 위해 선상에 선원들을 배려한 ‘세이프티 로드’를 만들었다. 기존 선상과 다르게 울퉁불퉁한 바닥을 제작해 ‘미끄럼 방지’를 구현한 것.

    또 야외에 노출돼 있는 주요 시설들이 동파되거나 작동불능이 되지 않도록 했다. 쇄빙 LNG선은 북극해에서 LNG를 채굴해 각 국가로 운반한다. 이 과정에서 최대 100℃에 달하는 온도차를 견뎌내야 한다.

    LNG선에는 크고 작은 파이프가 많다. 온도 변화로 수축·팽창이 반복돼 조금이라도 파열이 나타나면 안전사고로 직결한 공산이 크다. 대우조선은 이를 막기 위해 파손우려가 있는 주요 접합부에 방한 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겹겹이 전선 등을 휘감아 작은 부품에서부터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옥포조선소에는 선주들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이 있다. 이곳에 머무르는 이들은 발주한 선박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비정기적으로 건조현장인 도크를 찾는다. 이를 통해 선주는 대우조선에 개별적인 요구사항을 자주 전하고, 대우조선은 선박에 적용한다.

    대우조선에 발주하는 선주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러시아, 노르웨이, 앙골라 등이다. 각 국가의 평균신장과 체중 등이 다른 만큼 선박 내관과 선실 등을 설계·건조할 때, 이것을 반영한다. 계단 등을 오르내릴 때 선원이 천장에 머리를 찧는 사고 등을 막기 위해서다.

    송하동 대우조선 선박생산운영 수석부장은 “선주들은 고품질·고효율 선박을 넘어 가장 안전한 배를 찾고 있다”며 “건조할 때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선주에 인도된 후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안전대책을 강구해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