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중심 적용 범위 확산, 업무효율↑RPA 개발 확대‧안정화시 인력감축 우려
  • ▲ 지난 4일 서울 서대문 본부 내 ‘RPA 컨트롤롬’에서 주재승(가운데) NH농협은행 부행장이 업무를 점검하고 있다.ⓒ농협은행
    ▲ 지난 4일 서울 서대문 본부 내 ‘RPA 컨트롤롬’에서 주재승(가운데) NH농협은행 부행장이 업무를 점검하고 있다.ⓒ농협은행

    금융권에서 업무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도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사람대신 로봇이 처리하면서 실수를 예방하고 보안과 안정성 강화로 업무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적용범위도 넓어지고 있는데 주52시간 근무제도 도입과 정착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금융회사와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RPA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조업과 서비스, 유통업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RPA는 반복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RPA 수준은 기기 한 대당 직원 한 명의 몫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은행 중에는 NH농협은행이 가장 활발하게 RPA를 운영 중이다. 국내 금융사 최대 규모로 40대의 로봇을 보유하고, 24시간 운영을 총괄하는 RPA 컨트롤 룸을 구축했다.

    개인여신 자동기한 연기와 카드가맹점 계좌 검증, 비대면 카드심사, 기업체 휴폐업 정보조회 등 7개 프로세스에 RPA를 도입했다.

    농협은행은 앞으로 챗봇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접목하는 등 고객 대면과 사후관리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부터 추진한 'RPA 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업무 효율화를 위해 추진한 이 프로젝트로 매일 6000여건의 업무가 자동화됐다. 6개 부서가 13개 프로세스를 도입해 외화송금 전문처리, 펀드상품 정보등록, 파생상품 거래문서 작성, 퇴직연금 지급등록, 담보 부동산 권리변동 내역등록 등을 RPA로 처리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기업대출 심사에 RPA를 적용했다. 기업 여신 심사시 신용등급이나 재무제표 등을 업데이트해 수치 등을 자동으로 입력하는 방식이다.

    KB국민은행은 기업여신, 중개업소 조사가격 적정성 점검, KB부동산 리브온 매물 실소유자 정보 검증, KB 매직카 중고차 시세 정보 수집 등 4개 분야에 RPA를 활용중이다.

    지방은행 최초로 BNK부산은행도 RPA를 최근 도입했다.

    지난 7월부터 다양한 은행업무의 RPA 도입 검증을 위해 본부부서 및 영업점을 대상으로 시범업무를 선정했다. ▲분기별 부가세 납부 업무 ▲신탁상품 등록 업무 ▲인터넷 대출 약정카드 관리 업무 등 15개 업무에 대하여 RPA 시범적용을 완료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본부 부가세 납부 담당자가 홈택스에 직접 접속해 세금계산서를 다운받아 일일이 집계하고 금액을 검증하던 것을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시스템이 수행해 업무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무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RPA 활용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RPA 도입 확산이 인력감축으로 이어져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PA가 확산과 개발, 안정화를 거듭하게 되면 점포나 인원이 줄어드는 시대가 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