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초전 기술특허 소송, LS전선 기선제압대한전선 "판결문 면밀 검토 후 상고 검토"경찰, 조만간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수사 마무리 예정혐의 입증 시 대한전선 해저케이블 사업 좌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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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S그룹과 호반그룹 간 갈등이 커지면서 사활을 건 맞대결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DB
LS전선과 대한전선 간 갈등이 과열되면서 LS그룹과 호반그룹의 맞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기술특허 침해소송에서 1차전을 벌인 양측은 해저케이블 기술 탈취 사안이라는 본게임을 앞두고 있다. 거액의 소송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혐의가 확정될 경우 대한전선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14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제기한 기술특허 2심에서 LS전선이 일부 승소했다. LS전선은 대한전선이 버스덕트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고, 대한전선은 침해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지난 2019년 8월 소송이 시작됐다.특허법원 제24부(부장판사 우성엽)는 전날 열린 기술특허 침해소송 2심 선고심에서 대한전선이 LS전선에 1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 5억원에서 배상 규모가 3배 늘어났으며, 1·2심 모두 LS전선이 승소한 점을 감안하면 LS전선이 전초전에서 기선을 제압한 셈이다.
2심 판결 직후 LS전선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이번 판결은 우리의 기술력과 권리를 인정한 중요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기술 탈취 및 침해 행위에 대해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한전선 측은 “특허법의 과제해결원리와 작용효과의 동일성 등에 판단 및 손해배상액이 선정 등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면서 “향후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양측의 대결 구도와 감정 대립을 고려하면 대한전선이 상고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전초전을 벌인 양측은 해저케이블 기술 탈취 사안이라는 ‘메인 이벤트(Main event)’에서 그룹의 사활을 건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다.이 사안은 지난해 6월 경찰이 LS전선 케이블 공장을 설계한 가운종합건축사무소(가운건축)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표면화됐다.LS전선은 가운건축이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자사의 해저케이블 공장 1~4동의 건축 설계를 전담했는데, 이를 경쟁사인 대한전선에 넘긴 것으로 보고 기술 유출을 주장했다. 이에 대한전선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섰다.경찰은 세 차례에 걸쳐 대한전선 본사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만약 기술 유출로 결론이 난다면 LS전선은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조 단위 소송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LS전선 측은 “해저케이블 분야에 투자한 금액이 1조원 정도 되기 때문에 기술 탈취로 인한 피해 규모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전선 측은 “해저케이블 공장 레이아웃은 핵심 기술도 아니며 공정한 절차를 거쳐 가운건축을 선정했다”고 반박했다. -
- ▲ 충남 당진의 대한전선 공장 ⓒ대한전선
이번 본게임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소송전 가능성 외에도 대한전선 해저케이블 공장 가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대한전선은 지난해 5월 1단계 준공을 완료한 해저케이블 1공장을 가동 중이며, 1공장 2단계는 올해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약 1조원을 투자해 해저케이블 2공장을 2027년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기술 유출이 있었다는 혐의가 인정되면 해저케이블 공장 가동에 일부 제약이 있을 수다는 관측이 나온다.재계에서는 최근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게임을 대비한 압박용이라는 관측이다.호반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분율을 공개할 수 없지만 3% 미만의 지분을 갖고 있다”면서 “전선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단순 투자 차원”이라고 답변했다.상법상 지분 3% 이상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 주주제안, 이사 및 감사 해임요구, 회계장부 열람 등 경영에 일정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LS와 호반 간 감정의 앙금이 쌓이면서 이미 전면전이 된 형국”이라면서 “다만 전선 업황이 불황이었다면 이같이 대립을 할 여력이 없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