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기업 재고물량 소진, 일시적 조정미중 무역분쟁 영향…한국산 수입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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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수출이 주춤하고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올해 우리나라 수출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2년간 호황기를 맞았던 반도체는 조정기에 접어들었으며, 미국과 무역분쟁으로 인해 대중 수출은 마이너스로 새해 초부터 불안감을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회복하고,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된다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의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29.4% 상승, 연간 6천억달러 수출 기록을 견인했다.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매월 두 자릿수로 성장했지만, 작년 12월에는 -8.3%를 기록하면서 2016년 9월(-2.6%) 이후 27개월만에 반도체 수출이 감소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1∼10일 반도체 수출은 27.2% 감소, 전체 수출은 반도체 감소 영향으로 7.5% 줄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 감소가 2년간의 초호황기에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반도체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약화한 게 아닌 만큼 재고 물량이 소진되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우리 전망보다 반도체 가격이 많이 하락하면서 충격이 크게 나타난 부분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반도체가 필요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총수출 6054억7천만달러로 이중 중국 수출은 1622억4천만달러를 차지했다. 2016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여파로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9.2% 감소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작년 11월 -2.7%로 감소했고, 12월에는 -13.9%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도 본격적으로 영향받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약 80%는 중국 기업이 수출용 완제품 등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중간재라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간재 수출도 감소한다.

    무역분쟁으로 미중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자연스럽게 한국산 제품 수입도 감소한다.

    국제유가 하락세도 수출에 부정적이다. 수출 3·4위 품목인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유가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기 때문에 유가가 하락하면 가격이 같이 내려간다.

    두바이유는 작년 연평균 배럴당 69.7달러를 유지했지만, 연말부터 가파르게 하락해 2018년 12월 월평균 배럴당 57.3달러로 떨어졌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반도체와 유가, 중국 때문에 특히 1분기 수출이 많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1분기 실적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올해 기저효과가 작용하고 있으며 올해 중국 등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하반기에 가야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년 연속 수출 6천억달러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놓은 상태다. 정부는 무역보험 등 수출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을 작년보다 12조원 늘어난 217조원으로 책정했다. 특히 올해 수출 마케팅 예산 1599억원의 60% 이상을 상반기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찾아다니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수출투자활력 촉진단'도 신설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각종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수출이 작년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수출 전망은 정부(3.1%), 산업연구원(3.7%), 한국무역협회(3.0%), 현대경제연구원(3.7%), 한국경제연구원(3.6%) 등으로 월별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연간으로는 증가로 귀결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수출 둔화는 반도체 가격과 기저효과가 가장 큰 원인이다. 디스플레이와 조선 등 일부 산업은 중국이 추격하는 영향도 있지만, 우리나라 수출이 2년 연속 세계 6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전체적인 수출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