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석 전 국토 차관·최성규 전 철기연 원장 등 세평김한영 공항철도 사장·문학진 전 의원 이름도 오르내려
  • ▲ 코레일 사옥.ⓒ뉴데일리DB
    ▲ 코레일 사옥.ⓒ뉴데일리DB
    공석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자리를 놓고 관료 출신과 철도전문가가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 오영식 전 사장이 전문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정치인 낙하산은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코레일에 따르면 신임 사장 공모 서류 접수가 지난 17일 마감됐다. 구체적인 지원현황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10여명이 지원했다는 소문이다.

    오 전 사장이 친노조 성향의 철도정책을 펴면서 강성노조로 꼽히는 철도노조의 목소리가 커진 데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혁신, 철도 구조 개편과 통합 이슈 등 골치 아픈 난제가 산적해 낙하산 인사도 지원을 꺼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던 것을 고려할 때 적잖은 지원자가 몰린 셈이다.

    코레일 임원추천위원회는 1차 서류심사로 후보자를 추린 뒤 오는 25일 면접을 통해 5배수로 압축할 예정이다. 이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2배수로 후보자가 압축되면 국토교통부 장관의 임명제청 절차를 밟아 청와대가 사장을 선임한다.
  • ▲ 강릉선 KTX 탈선.ⓒ연합뉴스
    ▲ 강릉선 KTX 탈선.ⓒ연합뉴스
    뉴데일리경제 수소문 결과 일부 국토부 고위 관료 출신 인사와 철도전문가 등이 공모에 관심을 보인 상태다.

    유력한 후보로는 손병석 전 국토부 제1차관이 거론된다. 지난해 말 강릉선 KTX 탈선 등 각종 열차 사고로 코레일의 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회사 사정에 밝은 관료 출신이 조직관리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철도구조 개편을 앞두고 국토부와 보조를 맞추기도 수월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전문성과 관련해선 논란이 예상된다. 손 전 차관은 주로 국토정책 분야에서 일해왔다. 2014년 7월부터 철도국장을 맡긴 했으나 이듬해 9월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철도분야에 발을 오래 담근 케이스는 아니다. 손 전 차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최성규 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도 유력한 후보로 세평이 돈다. 최 전 원장은 철기연 재직 당시 브라질 등 고속철도의 해외 진출 기회를 열었던 장본인으로 꼽힌다. 현재도 코레일이 고속·광역철도를 연계하는 해외 진출을 통해 발전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다. 최 전 원장은 "그동안 철도기관에 관료나 정치인 등이 낙하산으로 많이 내려왔지만, 과연 무슨 일을 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철도 발전을 위한 열의나 글로벌 마인드가 부족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원 여부에 대해선 "지금은 좀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김한영 공항철도 사장도 철도업계에서 꾸준히 하마평이 돈다. 김 사장은 관료 출신으로 건설교통부 철도정책과장, 국토해양부 물류정책관·교통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국가 철도망 구축과 산업구조계획 등에 관여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번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공모에도 도전장을 냈었다.

    최근 청와대에 입성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고교 동기여서 뒷배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지원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2016년 공항철도 사장에 취임해 아직 임기가 남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오 전 사장에 앞서 코레일 사장설이 돌았던 문학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하남시 지역위원회 위원장도 재도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문 전 의원은 건설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과거 '철도로 세계로 포럼'을 창립해 한국 철도의 해외 진출과 대륙 횡단철도·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등과 관련한 활동을 펼쳤다. 문 전 의원은 지난해 말 국토부 산하 공기업 지원과 관련해 "철도를 자주 이용한다"며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다만 철도업계에선 신임 사장은 비정치인 출신이 낙점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코레일의 반복되는 철도 사고에 대해 정치인 출신 '낙하산 인사'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 만큼 정부가 다시 캠코더 낙하산 카드를 꺼내기 부담스러울 거라는 견해가 많다. 이번 공모에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가 도전한 배경에도 낙하산 인사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