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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대학을 다녔던 남학생 30여명이 '졸업'을 앞두고 있다. '금남의 구역'으로 알려진 여대 학부와 달리 대부분의 여대 대학원이 석·박사 과정 남학생 입학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남학생 100여명이 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으로 당분간 '여대 나온 남자'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전국 4년제 여대 7개교의 2018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자 가운데 남자 졸업생 인원을 취재한 결과, 광주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숙명여대 등 6개교에서 남학생 36명이 석·박사 학위를 받는다.
전체 여대 중 광주여대는 가장 많은 남학생 13명(석사) 배출하며 숙명여대는 석사 8명, 성신여대 석·박사 6명, 덕성여대 5명, 동덕여대와 서울여대는 각각 석사 2명이 졸업을 앞두고 있다
작년 2월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5개 여대 대학원에서 남학생 24명이 졸업장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12명이 늘었다.
여대 학부는 지원 자격이 여성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대학원은 학교 기준에 따라 남성에게도 입학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교육과정, 전공 등에 있어 선택 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일반대학원 또는 특수대학원에서 남녀 모두에게 허용하는 모습이다.
광주여대의 경우 교육대학원 9명, 사회개발대학원 3명, 일반대학원 1명 등으로 교육 분야 인원이 가장 많았고 성신여대는 이학, 문학, 체육, 미술 등 전공 분야가 다양했다.
덕성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 등은 학위 취득자의 전공 분야가 넓었고, 숙명여대는 남성 입학이 허용된 특수대학원에서 졸업생들을 배출할 예정이다.
이화여대의 경우 학부와 마찬가지로 대학원에서도 남성의 교육 참여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비학위과정인 '이화-한경 최고위 창조경영과정'은 남성 참여를 허용, 1~5기 수료생 가운데 남자 수료생은 100명을 넘었지만 작년 하반기 6기 선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명맥이 끊겼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이화-한경 최고위과정 6기는 선발하지 않았다. 앞으로 (선발은) 미정이다"며 기존 남성 수료자의 동문 자격에 대해선 "동문에 포함되지 않으며, 자격을 주는 것이다. 비학위과정이라서 동문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국 7개 여대 중 이대를 제외한 6개교의 석·박사 과정 남학생은 작년 4월 기준 209명이었다.
올해 전기 졸업생 등을 감안하더라도 100명이 넘는 남성이 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으로 향후 입학생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여대 나온 남성'은 꾸준히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학부와 달리 대학원의 경우 남성에게도 문호가 열려 있다. 남녀 모두 개인의 선택에 따라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학에 이어 학위 취득까지 이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광주여대 관계자는 "과거에는 여대 대학원에 입학해서 공부하는 것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다면, 최근 남녀 성 인식이 변화하면서 여대더라도 본인의 적성이나 전공·교수진·기타 개인의 필요에 의해 대학을 선택하는 추세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여대의 경우 실용학문의 위주의 특성화 전공이 많다보니 사회성 면에서 유익하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며 "교육대학원에는 저명한 교수진이 있다는 점도 중요한 선택 포인트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