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7일 총파업 … "윤 대통령 파면 촉구"매주 목요일 진행 … 파업 규모 확대 가능성 열어놔현대제철·현대차 등 노조 파업 최대 리스크로 부각막대한 기업손실 및 경기 회복 지연 등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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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윤석열 정권 규탄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데일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시민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이날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총파업을 벌일 방침으로, 상황에 따라 파업 규모를 키울 가능성도 열어놨다.현행법상 불법인 ‘정치파업’이 본격화하며 산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관세 전쟁, 저가 덤핑 등 악재에 ‘춘투(春鬪)’까지 겹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파업 확산이 불필요한 기업손실을 초래하고,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27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 지정을 촉구하며 이날 하루 총파업을 한다. 오후 3시부터는 서울 등 전국 15개 지역에서 파업 대회를 연다.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데 항의하며 이날 총파업을 예고했다. 27일 총파업 이후에도 선고일이 지정되지 않으면 매주 목요일마다 총파업을 하겠다고도 했다.민주노총은 소속 사업장 중 현재 쟁의권을 얻은 사업장이 거의 없는 만큼 산별 노조들이 내부 논의를 거쳐 파업 규모와 범위, 방식 등을 확정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 파업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우선 금속노조는 전체 2시간 이상 파업 지침을 내렸고, 쟁의권이 필요 없는 특수고용직 및 자영업자 등이 중심이 된 노조에서는 적극적으로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파업·총회·교육·연가·조퇴·준법투쟁 등 가능한 모든 방식을 사용해 파업에 참여키로 했다.다른 노조는 간부들을 중심으로 연차 등을 사용해 일을 멈추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서비스연맹은 연차나 반차를 사용해 총파업 대회에 합류한다. 공무원노조 또한 연가를 사용하는 연가 투쟁으로 총파업에 참여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 당일 근무하지 않는 조합원이 집회에 참석한다.민주노총의 이번 총파업은 정치적 불안정성과 경제적 위기를 동시에 반영한다는 데에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업무·생산 중단과 물류 마비 등에 따른 사회적 손실과 함께 장기적으로 투자 감소와 수출 경쟁력 약화로 산업 기반이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정치파업은 노사 갈등을 더욱 키우면서 사회적 갈등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
-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기업들, 셧다운 등 초강수 꺼내나이미 노조 리스크에 신음 중인 기업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금협상 난항 등 경제적 갈등으로 노조와 경영진 간 신뢰가 이미 약화한 상태에서 정치적 갈등이 중첩될 시 추가적인 생산 중단 파업 연장, 외부 압박 등 가중된 부담에 따른 더 큰 손실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국내 2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은 봉형강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을 다음 달부터 한 달간 전면 셧다운 한다. 공장의 전체 생산라인을 전면적으로 멈춰 세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 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현대제철의 고강도 경영쇄신안이 잇따라 전개되는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전날 기존 포항 2공장을 대상으로 했던 희망퇴직을 전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만 50세(75년생) 이상 일반직·연구직·기술직이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잔여연봉 50%(최대 3년치)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현대제철은 저가 수입산 철강재 유입과 관세 폭탄에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핵심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직장폐쇄를 단행한 데 이어 이달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전체 임원 70여명의 급여 20%를 삭감하기로 했다.현대제철과 노조는 성과급을 두고 수개월 간 대치 중이다. 사측은 1인당 2650만원(기본급 450%+100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차·기아 수준인 1인당 4000만원(기본급 500%+1800만원)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에도 24시간 파업을 진행한 노조는 향후 교섭이 진전되지 않을 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현대차 노동조합은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파업 지침에 따라 27일 주간과 야간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다. 현대차는 올 1월 출시한 대형 스포츠실용차(SUV) 신형 팰리세이드 등 신차 흥행으로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부분파업이 신차 생산에 영향을 줘 고객 인도 시점이 지연되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현대차의 캐스퍼를 위탁생산 중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조도 이날 2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GGM 노사는 앞서 6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임금과 복지, 노조집행부 전임 문제 등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오는 4일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조정 특별위원회가 갈등 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으로, 결과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한편 정부와 경제계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예고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올해 통상환경 변화, 내수 부진 등 경제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협력에 기반한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근로조건 결정과는 관계없는 정치파업을 하는 것은 목적의 정당성이 없어 노동조합법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불법행위”라고 경고했다.전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파업의 목적이 될 수 없는 정치적 요구를 내세운 불법 정치 파업”이라며 “경영계는 민주노총의 불법 파업에 큰 우려를 표한다. 정부는 불법파업에 엄정하게 대응하고, 기업도 책임을 물어 산업현장에서 불법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