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낮은 생산성 외면미 수입차 관세 등 총체적 위기에도 '마이웨이'
  • ▲ 현대기아자동차 노조는
    ▲ 현대기아자동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철회를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3년 투쟁'에 돌입한다"고 19일 밝혔다.ⓒ연합뉴스

    현대기아자동차 노조가 고용딜레마에 빠졌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은 생산직 채용 중단에 따른 결원을 메울 것을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광주형 일자리로 인한 일자리 창출은 안된다고 주장하고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현대기아차 노조는 올해 고용안정 사업에 총력을 다할 것이며 조합원 고용안정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형 일자리 저지를 위해 지속 투쟁에 나설 것이며 2월 민주노총과 함께 장기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말 진행하던 비정기 생산직 채용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 각 공장의 생산직 채용절차를 면접까지 진행했으나 실적악화와 비용 부담 등에 따라 채용을 중단하고 노조에 통보했다.

    기아차가 채용을 중단한 것은 인건비 및 낮은 생산성 부담으로 인한 실적악화 영향이 크다
    . 지난해 기아차의 평균 연봉은 9200~9300만원대 수준이며 영업이익률은 2.1%에 그쳤다.

    여기에 통상임금 문제까지 엮이면서 향후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이미 지난 2017년에 기아차는 통상임금 패소 충당금으로 9777원을 실적에 반영하며 적자전환된 바 있다.

    반면 노조는 정부와 현대차가 추진중인 신규 일자리 창출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는 적극 반대하고 있다
    .

    현대차 노조는 국내 자동차 생산능력이
    466만대에 비해 지난해 생산은 372만대, 올해는 365만대에 그칠 것이라며 유휴설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현재 생산능력 대비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저생산 구조가 장기화되면서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다광주형 일자리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과 수익성 향상 효과는 무시하고 본인들만 살겠다는 노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이 수입차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은 인건비와 관세 부담의 이중고를 겪게 된다
    .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에 약 80만대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한다관세부담을 느낀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거나 멕시코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도
    국내 완성차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늘리지 않는 것은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의 고임금 구조와 관세가 맞물릴 경우 미국에 공장을 늘리는 것이 오히려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