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박영선·행안 진영… 4선 중진 입각통일 김연철·문화 박양우·과기 조동호文대통령 7개 부처 개각
  • ▲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국토부
    ▲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국토부
    국토교통부 장관에 최정호 전 제2차관, 해양수산부 장관에 문성혁 세계해사대학(WMU) 교수가 각각 내정됐다.

    국토부 노조는 소통이 기대된다며 처음으로 환영 성명을 내 눈길을 끈다. 해수부는 최초의 현역 대학교수를 장관으로 맞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30년 국토교통 전문가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제2차관을 지낸 최정호 전 전북 정무부지사가 지명됐다. 최 후보자는 1958년생으로 전북 익산 출신이다. 금오공고,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85년 행정고시에 붙어 공직에 발을 디뎠다. 이후 건설교통부 시절부터 육상·항공 등 교통분야와 토지·건설 업무 등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차분하면서 강단 있고 한번 시작하면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 후보자는 국토해양부에서 국토교통부로 정부 조직이 개편될 때 양쪽에서 모두 대변인을 맡는 등 '소통'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노조는 최 후보자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노조 설립 최초로 '환영 성명'을 내겠다고 했다. 최 후보자가 2차관 시절 소통을 중시한 데다 6년 만에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이유에서다. 최 후보자가 2차관이 될 때 상황도 노조로선 의미를 부여하는 대목이다.

    지난 2015년 당시 여형구 2차관이 전격 사임하고 후임으로 현 경제부총리인 홍남기 대통령비서실 기획비서관이 물망에 올랐을 때 노조는 강호인 장관 내정자에 이어 2차관 자리까지 기획재정부 출신이 꿰차는 것에 반대했다. 낙하산 논란에 노조 반발까지 더해지자 2차관에 대한 국토부 내부 승진 가능성이 커졌고, 당시 기획조정실장이던 최 후보자가 차관으로 승진했었다. 노조 관계자는 "최 후보자는 재임 당시 소통을 중시했다"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런 반응의 기저에 정치인 출신으로는 뜻밖에도 '불통' 이미지가 강한 현 김현미 장관의 행보도 한몫했다는 견해가 나온다.

    최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되면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하지 않는 정책은 성공 못 한다'는 생각으로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며 "지난 30여 년간 국토교통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역량을 녹여내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그는 "주거안정과 복지, 빠르고 편리한 교통서비스, 국토 균형발전, 한반도 신경제 실현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은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이라며 "건설 현장에서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물론 수소도시와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등 기술혁신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 ▲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해수부
    ▲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해수부
    ◇한국인 최초 세계해사대학 교수

    해수부 장관으로는 문성혁 세계해사대학 교수가 지명됐다. 1958년생인 문 후보자는 부산 출신이다. 서울 대신고와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항만운송학 석사학위, 영국 카디프대에서 항만경제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현대상선 일등 항해사, 실습선 '한나라호' 선장을 비롯해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2008년부터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세운 세계해사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문 후보자는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청와대는 문 후보자가 "해운업 재건과 해양안전, 해양영토 수호, 수산업육성 등 글로벌 해양강국 구현을 위한 현안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해수부는 장관 하마평이 돌면서 해수부 정책자문위원장을 맡은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한 주자로 먼저 거론됐다. 하지만 문 후보자가 뒷심을 발휘하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로선 역대 최초로 현역 교수를 장관으로 맞을 공산이 커졌다. 정부 조직 개편 때마다 유독 부침이 심했던 해수부는 정치인과 관료 출신이 주로 장관을 맡아왔다. 문 후보자는 전문성과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갖추고 있어 이를 정책에 어떻게 녹여낼지 주목된다.

    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제13대 오거돈 장관 이후 5번째 부산 출신 해수부 장관이 된다.

    문 후보자는 "정부 출범 3년 차를 맞아 본격적인 성과 창출이 필요한 시기 중책에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장관이 된다면 해운재건, 어촌·수산업 발전, 신해양산업 육성 등의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해양강국 위상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과 소통하며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고,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드리는 바다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 왼쪽부터 행정안전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양우 전 문화관광부 차관, 통일부 장관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동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지명자.ⓒ연합뉴스
    ▲ 왼쪽부터 행정안전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양우 전 문화관광부 차관, 통일부 장관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동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지명자.ⓒ연합뉴스
    ◇4선 중진 박영선 중기·진영 행안 입각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박영선, 진영 의원이 각각 입각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유력하게 거론됐던 3선의 민주당 우상호 의원 대신 참여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낸 박양우 중앙대 교수가 발탁됐다.

    통일부 장관에는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조동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각각 낙점됐다.

    한편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이의경 성균관대 교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에는 최기주 아주대 교수를 각각 임명됐다.

    지난해 8월30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필두로 한 5개 부처 개각 이후 190일 만에 발표한 이번 개각은 현 정부 들어 최대 폭으로 이뤄졌다. 사실상의 2기 내각 진용을 짰다는 평가다.

    김부겸 행안·김현미 국토·김영춘 해수·도종환 문화부 장관 등 4명의 현역 의원을 국회로 돌려보내는 대신 박영선·진영 의원 2명만을 입각시켜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 기용이 많은 점은 집권 3년 차 들어 국정 지지도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