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보다 내실 집중… 초음파 진단기기, 의료기기 시장 자리 잡아전동수 사장 연임, 해외판매망 전자와 통합 등 그룹 내 입지 높아져대치동 사옥 매각 '실탄' 마련… '연구개발-영역확장' 본격 나설 듯
  • ▲ ▲ 삼성전자 모델이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플랫폼 신제품 'HERA W10'을 선보이고 있다.ⓒ삼성전자
    ▲ ▲ 삼성전자 모델이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플랫폼 신제품 'HERA W10'을 선보이고 있다.ⓒ삼성전자
    삼성그룹에서 초음파 의료기기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 삼성메디슨이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2017년 이후 외형 키우기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던 삼성메디슨이 주력제품인 초음파 진단기기를 중심으로 의료기기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해외  판매망을 삼성전자로 완전히 통합한 삼성메디슨은 올해 본격적으로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3264억원의 매출액과 2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다. 2017년에는 3026억 원 매출액과 6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 전환한 바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순이익은 5배 급증했다. 지난해 삼성메디슨의 순이익은 536억원으로, 1회성 기타이익이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대치동에 위치한 기존 사옥을 매각하면서 587억원 처분 이익을 얻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4월부터는 판교로 사옥을 이전해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같은 위치에 있다.

    영업흑자와 함께 사옥 매각 등의 자산 처분으로 실탄까지 마련하게 되면서 한 때 삼성전자에 흡수될 것이라는 설까지 돌았던 삼성메디슨이 점차 의료기기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메디슨을 맡고 있는 전동수 사장의 연임까지 확정되며 그룹 내에서 입지도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부터는 삼성전자의 해외 판매망을 완전히 활용하며 시너지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자체적으로 중국이나 독일, 인도 등 주요 거점에 해외판매법인을 두고 있던 삼성메디슨은 영업망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지역에서 삼성전자의 해외판매법인을 통해 제품을 수출해왔다. 그러다 5년 전부터는 자체 해외법인을 속속 정리하며 삼성전자의 촘촘한 해외 영업망을 활용해 판매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삼성메디슨 인도법인을 청산하며 해외 판매망을 삼성전자와 완전히 합쳤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와 해외법인을 포함해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 규모도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올린 매출은 1519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719억원으로 2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 중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해외법인에서 올린 매출이 1700억원이 넘어 사실상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이 같은 구조로 채웠다.

    판매망 통합에 이어 올해는 지난해 마련한 실탄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뛰어든다. 특히 지난해 사옥 이전으로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합동 연구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초음파 의료기기 분야를 넘어선 영역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메디슨이 강점을 갖고 있는 산부인과 분야 외에 영상의학과 제품을 범용 제품부터 프리미엄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중소병원에서 대형병원으로 진입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