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서 51.8% 반대 '부결'"기본급 인상, 핵심쟁점사항 얻은 것 없다" 불만노조, 22일 확대간부회의 개최…요구안 확정 전망
  • ▲ ⓒ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이 점점 꼬여가는 형국이다. 노사가 11개월의 긴 협상 끝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절반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

    원점에서 다시 협상해야 하는 노조 집행부는 기본급 인상 등 조합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가운데 이번 결과를 둘러싸고 노노간 갈등도 증폭될 것으로 보여, 2차 합의안 도출은 더욱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22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회사 노조는 지난 21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했지만, 찬성 47.8%, 반대 51.8%로 부결됐다.

    이 결과는 영업지부 소속 조합원들의 반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부산공장에선 52.2% 찬성률이 나온 반면, 영업지부는 34.4%에 그쳤다. 영업지부 조합원들의 반대는 무려 65.6%에 달했다.

    르노삼성 안팎에서는 뜻밖의 결과라는 반응이다.

    르노삼성은 임단협 장기화로 수출물량 확보는 물론 내수 판매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2018년 임단협은 별다른 무리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6월 이후 올해 임단협을 진행해야 한단 사실도 가결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되면서 노사는 다시 한번 잠정합의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1차 합의안 부결로 노조 집행부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리수를 감행할 가능성도 크다. 벌써부터 다시 한번 기본급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본급 인상은 전환배치에 대한 갈등이 불거지기 전 노사간 최대 쟁점이었다. 르노삼성은 인건비 증가를 이유로 기본급 인상만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섰다. 결국 노조는 기본급 동결과 전환배치에 동의하며 합의안을 마련했다.

    업계는 2차 합의안이 도출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노조가 기본급 인상에 중점을 두고 협상을 진행할 경우, 향후 큰 진통이 예상된다.

    르노삼성은 임단협이 타결되면 1000만원에 달하는 일시금을 조합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결되면서 일시금이 언제 지급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런 이유로 이번 결과에 큰 불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기본급 인상을 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전환배치 등 3가지 쟁점사항에서도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이 부결로 이어지게 됐다"며 "어떠한 쟁점사항을 가지고 2차 합의안을 만들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오늘 오후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향후 협의사항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임단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조 관계자는 "처음부터 올해 임단협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 없었다"며 "2018년 임단협을 끝낸 이후 올해 협상을 진행한단 당초 계획은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