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스텔바쟉·엔라인·제시믹코리아 상장 예정자금 조달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 주력"시장 정체에 IPO움직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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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IPO(기업공개) 시장을 두드릴 채비를 하고 있다. IPO을 통한 자금 조달로 본업 '패션업'을 벗어나 신규 사업 론칭은 물론 해외 시장 확장 등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이다. 경기 불황에서 국내 패션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의 계열사 까스텔바쟉는 오는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까스텔바쟉이 상장을 마무리하면 패션그룹형지 계열사 중 형지I&C·형지엘리트에 이은 세 번째 상장사가 된다. 최종 공모가는 지난달 29일 희망공모가 밴드(1만6000~1만8000원)를 33% 하회한 1만2000원으로 확정됐다.
까스텔바쟉은 디자이너 쟝 샤를 드 까스텔바쟉이 론칭해 프랑스 브랜드로 시작했으나 글로벌 상표권을 패션그룹형지가 인수했다. 2016년에는 까스텔바쟉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사업권을 획득했다.
매년 두자리 성장으로 지난해 매출 923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거뒀다. 매장(올 1분기 기준)도 200개 유통망(프리미엄 아웃렛 28개, 백화점 34개, 대리점 126개, 직영점 12개)를 확보했다.
패션그룹형지는 이번 상장을 시작으로 까스텔바쟉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해외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골프웨어를 넘어 캐주얼·아동복·펫(PET) 등 사업 카테고리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백배순 까스텔바쟉 대표 "까스텔바쟉의 독특한 감성이 녹아든 디자인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공략해 골프웨어계 휠라코리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여성 온라인 쇼핑몰 난닝구을 운영하는 엔라인도 올해 IPO를 추진 중이다. 2017년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절차를 진행해오고 있다. 2006년 창업한 엔라인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201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7%, 62.6% 을 기록했다.
엔라인은 패션업뿐 아니라 호텔과 화장품 등으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미 부티크 호텔 빠세와 네프호텔을 운영 중이다. 홈퍼니싱 열풍이 거센 가운데 향후 침구류 등의 홈 데코 사업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가복 젝시믹스를 보유한 젝시믹스코리아는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제시믹스는 2015년 설립된 요가복 브랜드로, 지난해 39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전개 중인 더네이쳐홀딩스는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으로 선정했다. 이르면 올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할 계획이다. 아웃도어, 여행용 캐리어 사업을 펼치는 이 회사는 화장품, 해외진출 등 사세를 확대할 방침이다.
패션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공략 또는 신규 사업 위한 자금 조달 차원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펴낸 '코리아 패션마켓 트렌드 2018'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은 2011년부터 한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2017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2017년 시장규모는 전년보다 1.6% 줄어든 42조4704억원으로 집계됐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시장 자체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고 못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상장 바람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패션시장이 안정적인 산업으로 인정받기에는 사업구조에 불안요인이 많아 IPO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대대적인 분위기 전환이 없다면 본업의 부진을 커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패션기업의 상장이 성공하려면 회사의 전문성과 지속 성장성을 입증할 수 있는 브랜드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