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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O2O 라이벌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또 송사를 벌인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16년 여기어때가 야놀자의 제휴업소 정보를 무단 수집한 ‘크롤링’ 사건의 후속이다.
야놀자는 지난 7일 여기어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했다. 특허 침해와 관련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이다. 야놀자는 여기어때가 자사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해, 특허로 등록된 자사 할인 프로그램을 베꼈다 는 주장이다.
쟁점은 야놀자 할인 프로그램인 ‘마이룸’ 서비스다. 야놀자는 숙박업소 객실 1~2곳을 업주로부터 사들여, 해당 객실 이용 고객에게 50%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마이룸 서비스는 특허로 등록돼 있다.
여기어때도 이와 유사한 ‘페이백’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50% 할인 혜택 등이 비슷하다.
앞서 야놀자는 여기어때가 마이룸과 유사한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제휴 업소, 할인 금액 정보 등 데이터에 무단 접근했다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특허로 등록된 마이룸과 유사한 서비스를 뒤늦게 내놓고, 이를 위해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한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여기어때 측이 특허 침해로 올린 매출은 지난 3년간 180억원에 달하며, 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추가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여기어때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진행 중인 데이터 무단 수집 관련 재판에 대해선, 추후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앞선 데이터 무단 수집 건과 관련) 사실관계 증명과 법리적 측면에서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추후 재판에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소명한다면 모든 혐의가 해소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추후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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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B 무단수집·악성댓글·상호 비방전… 5년 째 계속되는 다툼
양 측의 다툼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4월 숙박앱 여기어때를 내놓은 위드이노베이션은 1년 뒤인 2015년 말 "지난 10년간 선두를 지켜오던 야놀자를 앞지르고 출시 1년 만에 업계 정상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제휴점·이용 후기·월간 순 이용자 수(MAU) 등에서 야놀자를 앞섰다는 내용이었다.
‘1위 타이틀’ 경쟁에서 시작된 감정의 골은 악성 댓글, 허위사실 유포, DB 무단수집 사건 등으로 더욱 깊어졌다.
지난 2017년 여기어때는 자사 뉴스에 동일한 아이디로 악성 댓글을 다는 사용자가 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경찰은 악성 댓글의 진원지가 야놀자라고 판단했다.
지난 2016년엔 허위사실 유포 건으로 갈등을 겪었다. 당시 투자유치를 진행하던 여기어때는 자사를 음해하는 내용이 담긴 증권가 정보지가 유포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와 관련해 야놀자는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1년 뒤인 2017년 말엔 여기어때가 야놀자 DB에 무단으로 접근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경쟁사가 약 5개월간 야놀자 숙박 DB에 무단 접근하려는 시도를 인지했으며,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당사자로 여기어때를 지목했다.
◇ 업계 “더 이상의 다툼은 무의미… O2O 선두로써 대의 고려해야”
관련 업계는 양 사의 다툼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양 사가 숙박앱 1, 2위 업체일 뿐 만 아니라 O2O 업계 전반을 선도하는 상위 업체인 만큼 대의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 사는 숙박업의 온라인화를 이끌고, 해당 업종을 대중에게 함께 알린 업계 파트너지만 초기부터 서로를 견제하느라 에너지 소비가 상당했다”면서 “서로의 경쟁이 시장을 키우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도록 대의적인 판단이 필요할 때”라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