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 인사 카드 만지작차기 CEO 내정 후 조직 개편 방점코로나19 영향 공식 데뷔 늦어져황창규 2인자 꼬리표 떼고 내실 다지기 집중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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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사장이 3월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사업 방향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장이 교체된 데 따른 리스크와 당면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18일 KT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구 사장은 최근 KT 핵심 계열사의 인사를 단행했다. KTH를 비롯해 KT텔레캅, KT SAT의 경우 대표를 내정했으며 KT에스테이트, KT스카이라이프 등 남은 계열사 대표 인선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구 사장이 조직 개편에 가장 먼저 손을 댄 이유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 대비 인사가 늦어짐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KT는 지난해 차기 CEO 선임 프로세스 영향으로 그룹과 계열사 인사 모두 올해로 미뤄진 바 있다.이에 구 사장은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1월 조직 재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그룹 내 주요 핵심 사업부서를 통합했다. 조직 슬림화를 위해 임원 숫자를 100명 밑으로 줄였으며 젊은 인력들을 대거 승진시켜 눈길을 끌기도 했다.구 사장이 주요 임원들과의 소통도 조직 쇄신의 일환으로 꼽힌다. 지난달 1박 2일 임원진과의 워크숍을 열고 실무 중심의 '고객 중심 경영'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등 조직원들과의 소통에 공을 들이고 있다.다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구 사장의 공식 데뷔전은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구 사장은 2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로드맵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감염병 리스크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대안으로 제시됐던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마저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구 사장의 공식 석상 참석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관련 업계에서도 구 사장의 공식 데뷔전이 늦어지면서 향후 사업 방향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주총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유료방송 M&A, 5G 요금제, K-뱅크 대주주 전환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남아있다는 점에서다.KT가 정치권에 휘둘리는 낙하산 기업이라는 오명은 물론, 황창규 회장의 2인자라는 수식어도 벗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구 사장은 황 회장과 함께 국회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업계 관계자는 "구 사장이 조직 개편을 서두르는 것도 새로운 로드맵을 짜기 위해 필요한 선결 과제로 보인다"면서도 "취임 직전에 명확한 사업 방향과 여러 의혹들을 떨쳐내는 공식적인 자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한편 KT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8% 감소한 1조 1510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지난해 5G 기지국 구축 등 설비투자(CAPEX)에 2018년보다 65% 늘어난 3조 2568억원 집행했으며, 마케팅 비용에 2조 7382억원을 쏟아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