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취소·축소 28조 … 12월 불어닥친 혹한기유럽 점유율 60% → 37% … 원가 싸움 중과부적산업부 장관 "3社 체제 의문" … 특단조치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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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위기감이 ‘수요 둔화’에서 ‘사업 재편’ 국면으로 번지며 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형 계약이 잇따라 취소·축소되고,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면서 현장에서는 정부의 최근 발언을 구조조정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배터리 ‘3사 체제 의문’ … 산업부는 “석화처럼 안 되게”15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배터리 업계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시장 환경과 생산량을 감안하면 배터리 3사 체제에 의문이 든다”는 취지로 말하며 ‘3사 체제’ 유지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다.다만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해당 발언이 “배터리 업계가 석유화학처럼 흘러가지 않도록 다양한 해결 방안을 강구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업계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은 ‘수요 둔화’가 이미 숫자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취소되거나 축소된 계약 규모는 28조원에 달한다.사례로 LG에너지솔루션이 2025년 12월 포드 약 9조6000억원, FBPS 약 3조9000억원 등 총 13조5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 엘앤에프는 테슬라향 약 3조8000억원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978만원으로 축소됐고, 포스코퓨처엠은 GM과 체결한 양극재 공급 계약 규모가 13조7696억원에서 2조8111억원으로 줄었다.◇문학훈 교수 “전환 속도 너무 빨랐다 … 캐즘은 당분간 지속”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전기차 캐즘을 단기 경기 요인만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문 교수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짧은 시간에 진행되면서 배터리 3사가 판매 확대를 전제로 생산시설을 크게 늘렸는데, 전환 과정에서 각국이 산업·부품 생태계 충격을 조정하며 속도 조절에 들어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 시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일정 기간 조정 이후 다시 전기차 전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문 교수는 12월 계약 취소·축소 28조원에 대해서도 “완성차 업체들이 2026년 생산 계획에서 전기차 비중을 어느 수준으로 가져갈지 정하는 과정에서 기존 계획을 줄이면, 그 조정분이 계약 취소로 나타날 수 있다”며 “추가 취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점유율 하락도 경고음으로 꼽힌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3년 60%에서 올해 37%로 크게 줄었다.문 교수는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원가를 내려야 하는데 국내 3사와 중국 업체 간 납품 단가 차이가 선택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제조원가 구조에서 중국을 이기기 쉽지 않은 만큼, 점유율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ESS 전환’과 ‘부품사 핀셋 지원’ 필요 … “대기업만 보면 생태계 무너진다”문 교수는 구조조정이 ‘설비 축소’로만 흘러가면 기업 가치와 생태계가 동시에 훼손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저장 수요가 커지고 있어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으로의 일부 전환이 빠른 시간 내 필요하다”며 “전기차 배터리만 보지 말고 ESS를 포함해 전기가 필요한 분야로 수요처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책 지원도 대기업 중심에서 공급망 전체로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 교수는 “환율이 높아 원자재를 수입하는 중소 부품업체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2차·3차 협력사까지 정책이 닿지 않으면 도산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부품업체에 대한 핀셋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