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금통위서 금리 연 2.50%로 동결금통위, 통화정책 의결문서 '금리인하 가능성' 삭제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며 다섯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이어갔다.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집값, 가계대출 부담이 동시에 누적되는 가운데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는 그간 유지해 온 ‘금리 인하 기조’ 관련 문구가 삭제됐다.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인하 경로가 한층 불투명해졌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 1470원대 환율·집값 부담 … 인하 여건 여전히 제약

    한은 금통위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로 유지했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해 7월과 8월, 10월, 11월에 이어 이번까지 5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70원대까지 오르며 한은의 정책 판단에 부담을 더했다. 한·미 기준금리 차는 1.25%포인트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격차 확대 시 외국인 자금 유출과 환율 상승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는 경계가 이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 장기화와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자금 유출 경계감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1500원 선을 위협하는 흐름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원화 가치 하락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가 있다"고 언급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460원대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0.7% 올라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의 최장 상승 기간이다. 환율이 쉽게 안정되지 않을 경우 물가 상승세가 다시 확대될 수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한은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역시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상승 속도는 다소 완화됐지만, 수도권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8% 상승하며 4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정부 대책 이후 서울 집값 오름세와 가계대출 증가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날(14일) "다만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아직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고 주택거래량의 경우에도 비규제지역은 조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아직 가계대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기에는 아직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금리인하 가능성' 문구 삭제, 장기 동결 시나리오도 부상

    이번 금통위 결정은 새해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첫 신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직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는 추후 금리 결정 방향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기준금리 인하'라는 표현 자체가 빠졌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자료에서 “향후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직전 금통위(11월) 의결문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되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와 성장·물가·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의결문에서는 금리 인하 여부 또는 추가 인하 시점에 대한 표현이 사라지면서 일각에서는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1회에 그치거나, 아예 없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이 가장 큰 문제로, 지금 시점에서 금리를 낮추면 환율이 다시 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금리 인하, 민생지원금 등의 효과가 소멸하는 올해 2분기부터 내수가 부진해질 경우 한 차례 금리 인하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