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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금융계열사들과 증권사·자산운용사 간 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중적 파급력을 지닌 카카오를 통한 판매 채널을 확대함으로써 잠재 고객과의 접근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페이증권은 미레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키움자산운용과 손잡고 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인 '미래에셋합리적인AI글로벌모멘텀펀드'를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판매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4차산업혁명 테마의 해외주식형 ETF에 분할매수 전략으로 투자하는 '키움똑똑한4차산업혁명ETF분할매수펀드'를, 삼성자산운용은 채권 혼합형 펀드 '삼성믿음직한사계절EMP증권자투자신탁H[채권혼합-재간접형]'를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판매에 들어갔다.
카카오페이 사용자는 간단한 인증 절차를 밟으면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개설해 본인 투자 성향 분석을 거쳐 해당 펀드들에 1000원부터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펀드 경험이 없어도 자신의 성향에 따라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엄선한 상품으로, 기존에 어렵고 복잡했던 펀드와 달리 진입 장벽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카카오페이증권과 손을 잡는 이유는 단연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해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일단 카카오페이증권의 등장 자체가 특별해 상징성 측면에서도 운용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판매채널 확대가 일순위 배경이다. 이 역시 증권사라고 해도 기존의 증권사들과는 분명 다른 새로운 채널이 열린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페이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은 투자자들에게 투자의 허들을 낮춰주는 접근성이 큰 채널"이라면서 "가입 유인이 일반 펀드에서보다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카카오의 대중성에 올라타려는 증권사들의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와 공동으로 카카오뱅크 증권계좌개설 서비스를 개시, 카카오에 친숙한 20~30대 젊은 층을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 어플리케이션에 이름·생년월일 등 고객정보를 입력하면 간단히 NH투자증권 나무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서비스 개시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로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서 NH투자증권 증권계좌를 최초 개설하면 국내 주식에 평생 무료수수료가 적용된다. 연 4.5%(세전) 적립식 발행어음 특판 상품에도 한도 소진 시까지 가입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들을 대상으로 내달 말까지 계좌 개설 축하금 1만원이 지급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일찌감치 카카오뱅크와 손을 잡았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3월부터 주식계좌 개설 신청 서비스를 출시, 투자 편의성을 높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서비스 출시 11개월 만에 신규 계좌개설 120만좌를 이뤄내면서 카카오뱅크를 통한 투자자 유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상품 판매 시장에서는 의미있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카카오는 은행, 증권, 보험으로 이어지는 금융 포트폴리오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리테일 금융상품 판매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플랫폼 파워가 나타날 전망"이라면서 "기존 증권업계뿐 만 아니라 다른 핀테크 플랫폼 기업까지 경쟁 구도가 확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