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노란봉투법 시행 앞두고 21일 정부와 비공개 논의경총 "수천개 협력사 일일이 교섭 못 해" 기업들 의견 수렴경제적 종속성 기준 반발 … 중처법 안전관리시 사용자 해석
  •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자원·수출 분야)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자원·수출 분야)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오는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재계가 회동에 나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다음 주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 부회장과 삼성·현대차·포스코 등 주요 기업 임원들과 비공개로 회동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 부처 장관이 기업 대표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 중"이라며 "이번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며 날짜, 시간, 장소는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김정관 장관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시기는 21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정부의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우려를 반영할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노란봉투법은 교섭 상대방이 되는 사용자의 범위를 넓히고, 교섭 대상인 노동쟁의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재계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가르는 '경제적 종속성' 기준에 대해 특히 반발하고 있다. 

    자동차나 조선업종은 부품사들이 특정 원청과 수십 년간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매출의 대부분이 원청에서 나온다는 이유로 사용자성을 인정해버리면 원청 하나가 수천명의 협력사 직원들과 직접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번 회동에서 이러한 우려를 전달하고 쟁점이 되는 지침 내용의 수정을 건의할 전망이다. 
  • ▲ ⓒ챗GPT
    ▲ ⓒ챗GPT
    중대재해 대응 안전보건 관리시 사용자 되는 모순

    경총을 중심으로 한 ‘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TF’는 이날 고용노동부에 입장을 전달하고,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등 법령상 안전의무 이행이 곧바로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징표로 작동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챙기는 행위가 사용자성 인정으로 연결될 경우 현장이 ‘안전관리 강화’와 ‘교섭·파업 리스크 확대’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TF는 법령상 의무를 이행하는 것과 법적 의무를 넘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직접 지배·결정하는 것은 구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청이 법적 의무가 없는데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추가 조치를 한 경우까지 사용자성 판단 근거로 삼으면, 산업안전을 위해 노력할수록 교섭·파업 등 법적 리스크를 더 부담하는 모순이 생기고 원청의 안전관리 지원이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용자성 판단 범위를 둘러싼 공방은 작업환경 이슈로도 번지고 있다. TF는 하청의 사무공간·창고·휴게공간이 원청이 지배·결정하는 영역인지 여부를 사용자성 판단의 고려 요소로 넣는 것에 반대했다. 사내하도급은 원청 소유 사업장 내 일정 공간에서 하청이 계약된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가 본질이고, 원청은 소유권을 근거로 시설·설비에 대한 정당한 권한 행사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하청의 업무공간과 휴게공간 등은 원·하청 간 합의, 임대차 계약 등을 통해 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해석지침에서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사내하도급 안전관리 방식과 생산공정 재배치 같은 기업 의사결정의 비용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