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두 달 연속 9조원대 늘어주택담보대출 수요에 신용대출 가세 기업대출 19조 급증…11년 만에 최대4월 이후 코로나 영향 대출 증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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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주택자금 수요 지속으로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기타대출까지 대폭 늘었다. 기업대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금 수요 증대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부동산대책 약발이 미미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가계대출뿐만 아니라 기업대출까지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3월 은행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기타대출) 잔액은 910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조6000억원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월 9조3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두 달 연속 한은의 가계대출 속보 작성(2004년) 이래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2018년과 2019년 3월 가계대출이 각각 4조3000억원, 2조9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지난달 증가 폭이 확대된 것을 볼 수 있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건 주택담보대출 수요 급증세가 이어진 가운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까지 가세한 탓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늘고 비은행에서 은행으로 대환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8000억원이 포함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일반주담대는 대환 대출을 포함해 3조원, 전세자금대출 3조원, 집단대출 3000억원 증가해 총 6조3000억원 급증했다. 

    기타대출도 저금리 영향 속 주택자금 수요에 주식 투자자금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신용대출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실제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2월 2조5000억원에서 3월 11조9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개인 주식 순매수 규모도 6조원에서 12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사업 및 생계자금 용도의 가계대출 압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 수요 영향이 크다"며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의 비고가 아파트와 인근 수도권 지역의 거래가 지속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규모의 축소 정도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뿐만 아니라 기업대출 증가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901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8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한은의 기업대출 속보 편제(2009년 6월) 이후 11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모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금 수요 증대가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대출은 2월 마이너스 수준에서 한 달 새 10조7000억원 급증했다.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힘을 준 것도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소기업대출 경우 1·2월 5조원대 증가세를 나타내다가 지난달 8조원으로 확대됐다. 코로나19로 중소기업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정책지원을 넓히고 은행들이 완화적 대출태도를 보인 탓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코로나19에 따른 대출수요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거다. 금융당국은 4월 이후에도 코로나19 영향이 가계대출의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은행 중심으로 9조1000억원 늘어 예년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제2금융권은 안심전환대출이 은행으로 대환된 효과로 5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