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성수기 앞두고 마케팅 전략 대폭 수정도수 낮추고 용량 줄이고 가격 내려 '실손전략' 강화코로나19 전례없는 시장 축소에 주류업계 반등 나서
  • ▲ 주류업계들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변화하는 음주 트렌드에 맞춰 도수는 낮추고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내리는 ‘실속 전략’에 나선 것이다.ⓒ디아지오코리아
    ▲ 주류업계들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변화하는 음주 트렌드에 맞춰 도수는 낮추고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내리는 ‘실속 전략’에 나선 것이다.ⓒ디아지오코리아
    주류업계들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변화하는 음주 트렌드에 맞춰 도수는 낮추고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내리는 ‘실속 전략’에 나선 것이다.

    주류업계가 과감하면서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전례 없는 시장규모 축소 때문이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맥주 시장 규모는 10% 이상, 소주도 2%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 1분기 업소용 주류 매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식시장 축소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말부터 3분기까지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성수기지만, 이 부분도 장담하기 힘들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이태원 클럽발(發) 재확산이란 돌발 변수가 발생해 영업·마케팅 계획에 모두 차질을 빚게 됐다”며 “유흥주점들이 한 달간 문을 닫게 돼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류 업체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하반기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먼저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알코올 도수를 대폭 낮췄다. 지난 8일 하이트진로는 국내 대표적 소주 브랜드인 ‘참이슬 후레쉬’의 가 저도주 트렌드에 따라 알코올 도수를 16.9도로 낮추기로 했다. 이로써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국내 주요 소주 제품의 도수는 16.9도로 맞춰지게 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순한 술’ 트렌드에 대해 주52시간제 등으로 회식 문화가 바뀌고 워라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부터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도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1년 사이 소비자의 도수 선호도가 크게 하향됐다”고 설명했다.

    저도주는 높은 도수의 위스키 업계에서도 두드러진다. 디아지오코리아의 로컬 위스키인 ‘윈저’는 최근 ‘윈저 더블유 아이스’, ‘윈저 더블유 시그니처 12’, ‘윈저 더블유 시그니처 17’ 등 저도주 라인을 잇따라 출시했다. 실제로 ‘윈저’ 브랜드에서 저도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1%에서 2019년 61%로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홈술족’을 겨냥한 소용량 패키지 제품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하이트 진로는 지난해 테라 미니캔(250ml),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 미니캔’을 연이어 출시했고, 오비맥주의 ‘카스 한입 캔(250ml)’을 출시했다. 딱 한 잔을 원하는 소비자층과 혼술족 등이 맥주 미니캔을 찾는 주 소비자층이다. 작년 연말에 출시한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미니미니 기획팩’도 혼술용으로 기획된 제품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4월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과 ‘조니워커 레드 레이블’의 200㎖ 소용량 패키지를 출시했다. ‘조니 레몬’이나 ‘조니 진저’처럼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칵테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소비자의 인기를 끌고 있다.
  • ▲ 신제품의 출고가를 낮추는 ‘강수’도 뒀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6월 1일 신선한 생맥주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 신제품의 출고가를 낮추는 ‘강수’도 뒀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6월 1일 신선한 생맥주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신제품의 출고가를 낮추는 ‘강수’도 뒀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6월 1일 신선한 생맥주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를 출시한다. 100% 맥아(Malt)만을 사용한 올몰트 맥주로 알코올 도수는 4.5도다. 출고가는 1047원(500ml 병 기준)으로 기존 클라우드 가격(1308원)보다 저렴하다.

    5월 가정의 달을 공략하기 위해 ‘가격 할인’에도 나섰다. 전국 이마트에서는 오는 21일까지 일주일간 와인 1000여종 100만병을 시중가 대비 20~70% 할인판매 하는 와인장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만~3만원대의 유명 브랜드 와인과 ‘가성비’ 와인,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은 내추럴 와인 등을 선보인다.

    각 대형마트에서는 집에서도 고급스럽고 색다른 음주 경험을 위해 위스키 페스티벌과 와인 장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프리미엄 위스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는 5월 말까지 디아지오코리아의 △화이트워커 바이 조니워커 △싱글톤 더프타운 △코퍼독 △크라운로얄 △탈리스커 10년 △오반 14년 △불렛 버번 등 총 7가지 제품을 최대 20%의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커머스업계도 코로나19에 늘어나는 ‘홈술족’을 겨냥해 다양한 주류 판매에 나섰다. 11번가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함께 5월 한달 간 전통주 판매 기획전을 실시한다. 최근 매출이 급감한 소규모 전통주 양조장의 판로 지원은 물론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전국 각지의 전통주를 저렴하게 선보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져 유흥 채널의 충격이 더 커졌다”라며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며 조심스러운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